동네 수해복구 봉사중 쓰러진 60대…3명 살리고 하늘로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동네에서 수해 복구 봉사활동 중 포크레인 전복 사고로 의식을 잃고 쓰러진 60대 가장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3명을 살리고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20일 을지대병원에서 뇌사 상태였던 故 강석진(67)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간장, 신장(좌·우)을 3명에게 기증하고 숨졌다고 26일 밝혔다.

고인은 지난달 2일 동네에서 수해 복구 봉사활동 중 포크레인으로 작업을 하다가 토사가 유실된 곳에서 포크레인이 전복되면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급히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가 됐다.

 가족들은 생전 고인이 늘 다른 사람들을 도왔던 만큼 삶의 마지막에 장기기증을 결심했다. 고인은 평소 장기기증에 매우 긍정적이었다고 한다.

전남 나주에서 7남매 중 여섯째로 태어난 고인은 밝고 추진력이 좋고 활동적이었다. 40대 때부터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10km, 풀코스 42km, 308km 횡단 마라톤 등을 즐겨 했다.

고인은 젊은 시절 건축 일을 하다가 10년 전 충남 공주로 귀농해 농사일을 시작했다. 3년 전 직접 집을 건축했고, 지난달 11일 '농업인의 날'에 의장상을 받았다. 강 씨는 주변의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을 위해 늘 봉사를 자처했고, 일손이 필요한 동네 어른들을 위해 건축일을 했다.

고인의 딸은 “이렇게 갑자기 떠난 게 너무 속상하지만, 아빠로 인해 다른 사람이 행복한 삶을 다시 살 수 있다고 생각하니너무 자랑스럽다"면서 "하늘나라에서는 일을 조금만 하고 행복하게 잘 지내시라"고 말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생명나눔을 통해 3명에게 새 삶을 선물한 기증자 강석진씨와 유가족에게 감사드린다"면서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한 분의 생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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