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2019년 200만 명에서 올해 10만 명 미만
호텔 객실 점유율 지난해 초 80%에서 3%로 텅 비어
호텔협회 회장 운영 베들레햄호텔 “직원 250명 내보내고 5명 남아”
[베틀레햄=AP/뉴시스] 구자룡 기자 =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테러 공격으로 시작된 가자 전쟁이 계속되면서 예수의 탄생지 요르단강 서안 베들레햄은 2년째 관광객 발길이 뚝 끊겼다.
베들레햄 구유광장(Manger Square)에 거대한 크리스마스트리도 세워지지 않았고, 시끄러운 스카우트 행진 밴드도 없다.
구유광장의 ‘예수탄생(Nativity) 상점’은 1927년부터 예수 탄생지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수제 올리브나무 조각품과 종교용품을 판매해 왔다.
‘예수탄생 상점’의 3대째 주인인 로니 타바시는 “작년 크리스마스 전에는 큰 희망이 있었지만 지금은 크리스마스가 찾아와도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이스라엘은 서안지구에 거주하며 이스라엘에 일자리를 가진 15만 명의 팔레스타인인 대부분에게 입국을 금지해 팔레스타인 경제는 25%나 위축됐다.
베들레헴에서 매년 열리는 크리스마스 축하행사는 아르메니아, 가톨릭, 정교회 교파가 함께 했지만 올해는 열리지 못했다. 이 도시 연간 수입의 70%가 관광 수입이지만 거리는 텅 비었다.
팔레스타인 관광부 지리에스 쿰시예 대변인은 “2019년 연간 방문객 수가 코로나 이전 최고치인 약 200만 명에서 올해 10만 명 미만으로 급감했다”고 말했다.
동정녀 마리아는 여관에 자리가 없어 마구간에서 아기 예수를 낳을 수밖에 없었다고 전해지는데 오늘날 베들레헴의 5500개 호텔 객실 거의 대부분이 비어 있다.
베들레헴 호텔리어협회 엘리아스 알 아르자 회장은 “호텔 객실 점유율이 2023년 초 약 80%에서 지금은 약 3%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자신이 운영하는 베들레햄호텔은 120명 이상의 직원을 해고하고 단 5명만이 남았다.
쿰시예 대변인은 “전통 수공예품을 취급하는 100개 이상의 매장과 450개의 작업장이 있다”며 지금은 구유광장의 주요 도로의 8개 매장 중 2곳만 영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쿰시예 대변인은 전쟁 이후 많은 사람들이 이주해 전쟁이 끝나도 여러 세대에 걸쳐 전통 기술을 전수해 온 많은 가족들이 더 이상 팔레스타인 유산과 문화를 반영하는 품목을 만들지 않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베들레햄의 안톤 살만 시장은 “지난해 공식적으로 해외로 이주한 시민이 500가구”라며 “더 많은 사람들이 임시 관광 비자로 해외로 이주해 불법으로 일하고 있으며 그들이 돌아올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살만 시장은 베들레헴의 실업률은 약 50%, 서안 지구 전체의 실업률은 약 30%라고 말했다.
그리스 정교회의 예수탄생 교회 본당 사제인 이사 탈지에 신부는 많은 가정이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임대료나 학교 수업료를 낼 수 없고,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거나 다른 방식으로 명절을 기념할 수 없다고 말했다.
탈지에 신부는 성탄절 1주일 전 텅빈 교회에서 노동자들이 화려한 황동 촛대를 손으로 닦고 있을 때 “그리스도인이 없는 교회는 교회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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