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모욕"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퇴임을 약 한 달 앞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사형수 감행을 단행하자 후임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측은 혐오스러운 결정이라며 비난했다.
23일(현지시각) AP통신,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 대변인인 스티븐 청 차기 행정부 백악관 공보국장 내정자는 이날 성명을 내고 감형을 받은 사형수 37명이 "세계 최악의 살인범 중 한 명이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혐오스러운 결정은 피해자와 그 가족, 피해자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청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당선인)은 법치주의를 지지한다"며 "미국 국민의 큰 지지로 당선돼 백악관으로 복귀"하면 법치주의를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방 법원에서 사형 판결을 받고 집행을 기다리고 있는 연방 사형수 37명을 종신형으로 감형해 사형 면제의 특사를 베풀었다.
내년 1월20일 퇴임하는 바이든 대통령은 임기 동안 연방 사형수의 형 집행을 줄곧 유예해 왔다.
사형 찬성론자인 트럼프 당선인 취임이 다가오자 감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첫 임기 마지막 7개월 동안 13명 사형을 집행한 바 있다. 이는 그의 이전 대통령 10명이 행한 집행보다 많은 수였다.
트럼프 당선인은 내달 20일 대통령으로 취임한다. 취임 후에도 그는 바이든 대통령의 사형수 감형은 되돌릴 수 없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 후보 시절 선거운동 웹사이트를 통해 "연방 차원에서 사형제를 폐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고 각 주가 연방 정부 모범을 따르도록 장려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카톨릭 신자인 바이든 대통령은 상원의원 시절부터 사형 반대 견해를 지녀왔다.
미국은 연방 법무부 및 FBI 그리고 주정부 검찰 및 경찰 간에 수사와 체포 등 사법집행권이 구분되어 있으며 재판도 연방 법원과 주 법원으로 나눠져 있다.
현재 50개 주 법원에서 사형 판결을 받고 사형 집행을 기다리고 있는 주 형무소 수감의 사형수는 모두 2250명으로 연방 형무소 사형수 40명에 비해 많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