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계엄 사태 후 첫 고위급 회담…"동맹 강화 논의"

[워싱턴=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 한국과 미국 정부가 윤석열 대통령 비상 계엄 선포 사태 이후 처음으로 고위급 대면 회담을 23일(현지시각) 진행했다.

김홍균 외교부 1차관은 이날 오후 2시께부터 미 워싱턴DC 국무부에서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과 회담했다.

양측은 회담 전 취재진 앞에 나서 한미 동맹이 굳건히 유지될 것이라 입을 모았다.

캠벨 부장관은 "지난주 지휘 체계에 큰 변화가 있었다"면서도 "한국 국민과 국가들에 대해 가능한 가장 강력한 약속을 강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하기를 바라며,오늘 김 차관과 협의를 통해 양국 파트너십이 중대한 시기에 강력하고 단호히 유지되길 매우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 비상 계엄 선포와 탄핵소추안 가결 등에 대해서는 "한국에 대한 우리의 강력한 신뢰, 한국의 민주주의와 헌법 조항에 대한 깊은 믿음을 강조하고 싶다"며 "상황을 면밀히 지켜봤으며, 한국 측과 최대한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김 차관은 "한국의 정치적 상황 속에서도 동맹과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미국의 흔들림 없는 지지와 신뢰에 감사드린다"며 한덕수 대통령 직무대행 체제에서도 양국 관계가 흔들림 없이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김 차관은 "한 대행 체제에서도 국정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고 앞으로 한국에서 펼쳐질 일은 헌법에 합치하는 민주적 절차와 법치를 따를 것이란 점을 미국과 캠벨 부장관에 보장드린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담에서는 조 바이든 행정부와 구축한 한미 동맹, 한미일 3국 협력 강화 방안과 더불어 도널드 트럼프 차기 행정부에서도 협력을 강화할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 비상 계엄 선포와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한국 정부 고위직이 미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차관은 이번 회담에서 미국 측에 탄핵 정국 전후 사정을 재차 설명하고,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간 한미 외교장관 회담 일정과 의제를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김 차관은 전날 워싱턴DC로 입국하며 "한미 고위급 교류를 재개할 필요성에 대해 양국이 공감함에 따라 우선 제가 워싱턴을 방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윤 대통령 비상 계엄 선포 여파로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 및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의 방한이 연기된 바 있다.

이날 캠벨 부장관은 연기된 NCG 회의가 조만간 재개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오늘 논의할 문제 중 하나"라며 "한미 관계의 중요한 메커니즘이 계속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며 일정이 잡힐 것이라 본다"고 답했다.

북한군의 러시아 추가 파병 가능성에 대해서는 "발표할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