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다른 생선에 비해 커다랗고 번식이 왕성한 대구는 머리부터 알과 위 그리고 간과 껍질까지 식용으로 사용되기에 유럽인들의 식재료로 인기를 끌었다.
자연스럽게 대구를 둘러싼 유럽 국가들의 경쟁이 심해졌고, 대구 어획을 둘러싼 치열한 갈등은 전쟁으로 이어져 세계사에 대구의 존재감을 뚜렷하게 입증했다.
1700년대 영국이 식민지 뉴잉글랜드에 시행한 대구 무역 제한은 미국 독립전쟁의 시발점이었다. 산업혁명으로 인한 어업 기술의 발달로 대서양에 분포한 대구 수가 줄어들자, 급기야 아이슬란드와 영국은 아이슬란드 근해에서의 대구 어업권을 둘러싸고 세 차례에 걸쳐 ‘대구 전쟁’까지 벌인다.
이 전쟁은 세계 각국이 200해리 배타적 경제수역을 선포하는 계기가 됐다.
책 '대구'(알에이치코리아)는 세계사를 뒤바꾼 물고기인 대구에 관한 이야기다.
이 책은 어부 집안 출신으로 대구잡이 어선에 승선했던 저자는 '시카고트리뷴'의 카리브해 특파원으로서 대구를 7년간 밀착 취재하고 고증해 완성한 역작이다.
대구를 통해 선사시대부터 지금까지 인류 삶과 문화, 역사, 환경 문제까지 저널리스트 특유의 냉철한 시각으로 다룬다.
거친 바다를 건넌 바이킹 모험, 뉴잉글랜드 귀족 탄생, 미국 독립혁명, 대구 전쟁 등 인류의 행보 사이사이 대구가 일으킨 세계사를 이야기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인간의 욕심에 의해 파괴되는 환경 보존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인류의 대응에 따른 자연의 이야기 전개를 예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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