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예측 기관 523곳 중 522곳 '미확약'
상장 첫날 유통 가능 물량 32% 웃돌아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오는 24일 코스닥 상장을 앞둔 쓰리에이로직스가 상장 직후 대규모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에 마주할 전망이다. 앞선 수요예측에서 99.9%에 달하는 기관 투자자들이 의무보유를 '미확약'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수요예측에 이어 청약까지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상황에서 상장 첫날 주가 흐름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근거리 무선 통신(NFC) 팹리스 쓰리에이로직스가 오는 24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쓰리에이로직스는 지난 2004년 설립 이후 해외 제품에 의존해온 NFC 관련 기술의 국산화에 성공한 기업이다.
오는 26일 상장 예정인 파인메딕스와 함꼐 올해 IPO(기업공개) 시장의 대미를 장식할 예정인 만큼, 상장 첫날 주가 흐름에 관심이 모인다. 다만 현재로서는 분위기가 썩 밝지는 않은 상태다.
실제 증권 발행실적 보고서를 보면 쓰리에이로직스의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 투자자들의 523곳 중 522곳이 의무보유 ‘미확약’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정 주식 수 기준으로는 기관이 청약한 132만9850주 가운데 1400주(0.01%)에만 1개월 락업이 걸렸고, 132만8450주(99.9%)는 보호예수가 걸려있지 않다. 의무보유확약이 설정되지 않은 주식은 상장 직후 곧바로 시장에 나올 수 있어 주가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일반 투자자 배정 물량인 46만4350주를 포함해 299만634주(공모 후 32.20%)가 상장 당일 매도로 이어질 수 있다. 통상 신규 상장 기업의 첫날 유통 가능 물량이 20~30%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유통 물량이 적지 않다는 평가다.
쓰리에이로직스는 앞선 수요예측과 청약에서 모두 기대 이하의 결과를 냈다. 지난달 진행된 수요예측에서는 경쟁률은 129대 1에 그쳤고, 공모가를 희망 밴드(1만5700~1만8200원) 최하단보다 낮은 1만1000원으로 확정했다. 특히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 가운데 가격 미제시 3.2%를 포함해 97.6%가 밴드 하단 이하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 경쟁률 역시 58.46대 1로 집계, 이에 따른 증거금은 1493억원에 그쳤다.
한편, 쓰리에이로직스는 공모자금 204억원(발행제비용 등 제외시 200억원) 가운데 53억원 가량을 채무 상환자금으로 활용하고 나머지 147억원 가량을 운영자금에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용처가 다변화되고 있는 차세대 NFC 핵심 제품 개발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차입금 상환으로 재무 건전성을 더욱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박광범 쓰리에이로직스 대표는 "IPO를 통해 쓰리에이로직스의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상장 이후 헬스케어 분야와 소형 가전 분야 등 새로운 시장을 적극 개척하고, NFC 관련 기술 고도화를 통해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NFC 전문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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