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HBM 등 최신 제품 전시
최태원 회장 직접 참석…젠슨황 만남도 주목
삼성전자는 고객사 상대로 프라이빗 부스 운영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SK그룹이 내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전자 전시회 'CES 2025'에서 인공지능(AI)을 주제로 대대적인 전시에 나선다.
특히 엔비디아와 협력해 전 세계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이번 전시에서 최태원 회장은 물론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등 최고 경영진이 총 출동하며 적극적으로 비전 홍보에 뛰어든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내년 1월 7일 개막하는 CES에서 '혁신적인 AI 기술로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든다'를 주제로 공동 전시관을 운영한다.
해당 행사장에 마련한 590평 규모 전시 공간에는 SK의 AI DC(데이터센터) 관련 기술과 각종 AI 서비스, 파트너사들과의 협업 내용을 구체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특히 최첨단 D램 제품인 더블데이터레이트5(DDR5), HBM3E 16단 등 AI 컴퓨팅에 최적화된 최신 반도체들을 집중 전시한다.
SK하이닉스는 2020년 세계 최초로 DDR5 제품을 출시했고, 올해 세계 최초로 10나노급 6세대(1c) 미세공정을 적용한 DDR5 개발에 성공했다. 엔비디아에 납품 중인 HBM 5세대 제품인 HBM3E도 전시할 예정이다.
최태원 회장과 곽노정 사장 등이 행사장을 찾으며 CES 기조연설을 맡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만남도 기대된다. 이는 SK하이닉스가 CES 전체적으로 크게 주목받는 또 다른 요인이 될 수 있다.
젠슨황 CEO는 지난달 열린 엔비디아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우리에겐 훌륭한 파트너들이 있다"며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블랙웰' 공급망에 참여하는 업체들에게 일일이 감사를 전한 바 있다. 젠슨황은 이 자리에서 SK하이닉스도 직접 호명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5세대 HBM 제품인 HBM3E 8단 제품을 업계 최초로 납품한 데 이어 최근 12단 제품도 최초로 양산에 돌입한 만큼 엔비디아와의 협업 시너지는 더 커질 전망이다.
반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디바이스솔루션·DS) 이름으로 CES에서 별도 전시 계획은 없다. 삼성전자 DS 부문은 대신 실리를 택해 CES에서 비즈니스 파트너들을 상대로 '프라이빗 부스'를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프라이빗 부스는 일반 관람객에게는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올 초 열린 'CES 2024'에서는 DS 부문 전시관을 따로 운영하며, 가상 반도체 팹을 설치해 DDR5, HBM3E 등 주요 반도체 제품들을 대대적으로 전시한 바 있다.
당시 한진만 DS부문 미주 총괄 사장(현 파운드리 사업부장 사장)이 현장을 직접 찾아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과감한 투자로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내년 CES 행사에서는 가전·모바일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인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만 참석하는 등 행사 진행 규모 자체를 줄인다는 입장이다. 특히 DS 부문장인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내년 CES 행사에 불참하고, 국내에서 사업 지휘에 전념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CES 행사에 임하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모습 자체가 대조를 이룬다고 본다.
업계 한 관계자는 "CES가 기존 가전 중심에서 전자·자동차 분야로 확장하면서 AI 시대 반도체 전시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전시가 큰 틀에서 어떻게 바뀌는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