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배우 고현정은 2018년 SBS TV '리턴'에서 주동민 PD와 불화로 중도 하차했다. 다음 해 KBS 2TV '동네변호사 조들호2 : 죄와 벌'로 복귀했지만, 이 드라마는 제작발표회도 열지 않았다. 당시 한상우 PD와 배우 박신양 불화설이 제기됐고, 감독·작가 교체설도 끊이지 않았다. 최근 고현정은 건강 악화로 지니TV '나미브' 제작발표회에 불참했다. 메인연출인 한상우 PD 역시 자리하지 않아 의아했다.
촌극의 반복이다. 고현정은 지난 16일 오후 2시 서울 신도림동 더세인트에서 열린 나미브 제작발표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2시간 여 앞두고, 지니TV는 "고현정씨가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로 불참하게 됐다"며 "금일 오전 절대적 안정과 회복이 필요하다는 의료진 소견에 따라 불가피하게 불참을 결정했다. 너른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청했다.
사흘 전인 13일 한 주얼리 브랜드 행사에 참석했으나, 제작발표회는 빠졌다. 요즘은 주 52시간제를 시행, 예전처럼 생방송 찍듯 촬영하지도 않아 의심을 살 수밖에 없었다. 소속사 엔에스이엔엠(옛 아이오케이컴퍼니)은 "고현정씨가 건강이 좋지 않아 촬영장에서 여러 차례 쓰러졌다"며 "크랭크업까지 이틀 남았는데, 정신력으로 버티다 오늘 응급실에 다녀왔다. 다른 이유는 없다.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날 한 PD 대신 공동연출한 강민구 PD가 자리했다. 지난 5일 나미브 제작발표회를 공지할 때부터 한 PD는 참석자 명단에서 빠져 있었다. 메인 연출 대신 B팀 감독이 참석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지니TV는 "한 PD는 후반 작업 때문에 불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월 '2024 KT그룹 미디어 데이'에서 지니TV 라인업을 발표하고, 8월 나미브 캐스팅 자료를 내보냈을 때도 강 PD 이름은 없었다. 지난달 극본 리딩 자료부터 함께 게재했다. 극본 리딩 비하인드 영상에서도 한 PD와 엄성민 작가만 보였으나, 지니TV는 "원래 강 PD와 공동 연출이었다. A·B팀으로 나누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한 관계자는 "메인 감독이 후반 작업으로 인해 제작발표회에 불참하는 경우는 없다. 밤을 새워서라도 편집하고 참석한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만든 작품인데, 얼마나 애정이 크겠냐"면서 "제작발표회에 불참하는 이유는 둘 중 하나다. 주연 배우 혹은 제작사와 갈등이 있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강 PD는 중간에 투입됐다"며 "촬영, 편집 등과 관련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나미브는 23일 오후 10시 첫 방송을 앞두고 빛이 바랬다. 해고된 제작자 '강수현'(고현정)과 방출된 연습생 '유진우'(려운)의 스타 탄생 프로젝트다. '별이 빛나는 밤'으로 바꿨다가, 다시 원래 제목을 썼다. 고현정은 이 드라마에 들어가면서 스타일리스트를 바꾸는 등 의욕을 보였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서 촬영 준비 과정을 보여주며 대중들과 소통했다. 제작진은 고현정 SNS와 매니저 등을 통해 컨디션을 체크하며,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촬영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애초 영화 '걸캅스' 정다원 감독이 연출을 맡았지만, 제작사 SLL과 갈등으로 하차했다. 이후 지니TV 편성이 확정, 한 PD는 뒤늦게 합류했다. 고현정과 려운, 송새벽 등 주요 캐스팅이 완료된 상태였다. 첫 상견례를 가졌으나, 그 자리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결국 송새벽은 하차, 윤상현이 수현 남편 '심준석'으로 투입됐다. 한 관계자는 "송새벽씨가 술만 마시면 돌변한다"며 "고현정씨가 계속 말렸으나, 부적절한 언행이 이어졌다. 고현정씨와 한 PD 모두 불쾌해 했다"고 귀띔했다.
고현정 소속사에서 신인을 넣었는데, 이 배우도 개인 사정으로 하차했다. 다시 오디션을 진행해 캐스팅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극본이 늦게 나오고 재촬영도 잦았으며, SLL과 지니TV간 이견 차도 컸다. 한 관계자는 "SLL의 관여가 심했다. 지니TV는 방송만 할 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고 설명했다. 물론 "지니TV 문제가 많았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고현정은 리턴 하차로 인한 이미지 타격이 컸다. 이후 작품을 촬영할 때는 문제가 발생해도 참고 또 참을 수밖에 없었다. 강 PD도 이를 의식한 듯, "스케줄은 힘든 부분이 있었다. 고현정씨가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체력적으로 고됐다"면서도 "촬영하다가 중간에 간 적은 없었다. 끝내고 갔는데 힘들어하는 부분이 있긴 했다"고 밝혔다. "현장에 나와서는 늘 배우, 스태프들과 웃으면서 즐겁게 호흡했다. 촬영이 이틀 남았는데, 정신력으로 끝까지 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현정은 차기작을 확정한 상태다. SBS TV 금토극 '사마귀'는 연쇄살인마 '정이신'(고현정)과 경찰인 아들 '차수열'(장동윤)이 사마귀 모방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다. 총 8부작이며, 동명의 프랑스 드라마를 리메이크한다. 영화 '화차'(2012) 변영주 감독과 '서울의 봄'(2023) 이영종 작가가 만든다. 10월부터 촬영을 시작했으며, 고현정은 이달 나미브를 마무리하고 투입될 예정이다. 리턴 이후 7년 만의 SBS 드라마 복귀인데, 내년 7월께 사마귀 제작발표회에는 모습을 드러낼 지 가장 큰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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