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보장연구 '의사의 수요와 공급' 논문
"4000명대 유지…배출 후 미세 조정해야"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의대 증원 관련 최신 연구에서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려도 최대 2038년까지 임상의사 수가 부족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21일 한국사회보장학회 사회보장연구에 수록된 '한국 보건의료제도에서 의사의 수요와 공급: 국가 단위 계량경제회귀모형을 통한 적정 의사수 추계' 자료를 보면, 연구진은 현행 제도와 미래 변수를 고려해 임상의사 수요·공급을 분석했다.
임상의사 수요를 도출하기 위해 연구진은 인구 1000명당 의사 수, 1인당 의료비, 1인당 GDP, 여성노동인구 비중, 고졸 이상 비율, 65세 이상 비중, 사망률, 공공의료비 비중, 인구 1000명당 병상 수, 사회보험방식, 행위별수가제, 인두제, 주치의제도 등의 변수를 활용했다.
여기에 우리나라의 특징인 임상한의사가 임상의사를 얼마나 대체하느냐를 고려해 4개 수요 시나리오를 설정했다. 구체적으로 임상한의사가 임상의사를 대체하는 비율을 90%, 70%, 50%, 30%로 가정했다.
의사 공급 추계는 2025학년도의 경우 이미 증원이 된 4567명으로 고정하고, 2026년 이후 시나리오를 4개로 나눴다. 증원 전 의대 정원은 3058명인데 여기에 각각 500명, 1000명, 1500명, 2000명 증원을 가정했다. 정부는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골자로 의료개혁을 추진 중이다.
연구 결과 임상한의사가 임상의사를 90% 대체한다고 가정해도 2025년 적정 임상의사 수는 13만3640명으로 현행 대비 1만4473명 부족하다.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2040년에 임상의사는 14만5531명이 필요한데 의대 증원을 최소화해 500명만 늘려 3558명을 유지하면 2036년까지 수요 대비 임상의사 공급이 부족하다.
정부가 추진 중인 2000명 증원을 통해 의대 정원을 5058명까지 늘리면 공급 부족 현상은 2034년 끝난다.
임상한의사가 임상의사를 30%만 대체하는 시나리오에서는 2040년까지 임상의사가 16만3191명이 필요한데, 의대 정원을 500명만 늘리면 이 때까지도 3082명의 임상의사가 부족하다. 의대 정원을 1000명 늘려 4058명으로 유지하면 2040년에야 의사 부족 현상을 해소하게 된다.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려 5058명으로 유지하면 2038년부터 의사 부족 현상을 겪지 않아도 된다.
이 때문에 연구진은 의대 입학 정원을 4000명대로 유지를 하다가 증원에 의한 배출이 시작되는 시점부터 미세 조정을 해 나가는 게 합리적이라고 봤다.
또 중장기 수요를 파악해 의대 정원 증감에 반영할 수 있는 기구와 기전 마련, 지역·과목 간 불균형 해소 대책 등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번 연구는 기존 의사 수 추계 자료와 달리, 연구자 개인의 연구로 제출하는 보고서가 아닌 동료 검토(피어리뷰)를 거쳐 학술지에 실린 연구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 2025학년도 증원을 반영한 최신 연구 결과물이다.
이 연구에 참여한 정형선 연세대 교수는 "적정 의사 수를 정한 게 아니고 기존 의사 수에 여러 나라의 경험과 변수를 고려해 수요를 추산한 것"이라며 "연구 결과 의대 정원을 늘려도 임상의사 수는 일정 시점까지 부족하기 때문에 지금 의대 정원을 원점으로 되돌리자는 건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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