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청 듣고 '부모 살인미수' 30대 외동딸, 집유…선처 탄원

[대구=뉴시스] 김정화 기자 = 환청을 듣고 부모에게 흉기를 휘두른 30대 외동딸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폭력적인 성향이 있다는 사정이 보이지 않는 점과 가족들의 탄원 등을 종합해 선처했다.

대구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이종길)는 20일 존속살해미수 혐의로 기소된 A(35·여)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 및 정신질환 치료를 명령했다.

A씨는 지난 9월4일 오후 2시35분께 직계존속인 B(73·여)씨와 C(75)씨를 각각 살해하고자 했으나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2012년부터 정신과적 치료를 받아왔으나 최근 증상이 악화돼 밤잠을 설치고 알 수 없는 환청에 시달리는 등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서 환청을 듣고 피해자들을 살해한 후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로 마음먹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사회로부터 격리하기보다는 적절한 치료를 통해 재범을 방지하며 다시 사회로 건전하게 복귀할 수 있도록 도울 필요도 있다"면서 "A씨는 피해자들이 결혼한 지 10년 만에 얻게 된 외동딸이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서부터 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해자들을 비롯해 가족은 적절히 보호할 것을 다짐하며 선처해 줄 것을 간곡히 탄원하고 있는 점, 법정 태도나 진술 내용 등에 비춰 폭력적인 성향이 있다는 사정도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했다"며 양형의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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