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헌법재판관 임명 지연은 내란 행위"
내란·김건희 특검법도 압박…거부권 내달 1일까지
실제 탄핵시 국정 공백 책임론 우려 기류도 있어
김민석 "크리스마스 전에 탄핵 여부 결정될 것"
[서울=뉴시스] 김지은 신재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20일 양곡관리법 등 6개 쟁점 법안에 대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 "내란 대행이 되지 말라"고 거세게 비판하면서도 탄핵 추진에는 말을 아꼈다. 일단 내란 행위 진상규명을 위한 쌍특검(상설특검·일반특검)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 헌법재판관 임명 문제를 지켜보며 탄핵 카드 저울질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대행은 상설특검 추천 의뢰를 지체 없이 해야 하는 데도 6일째 안 하고 있다"며 "거부권 행사할 시간은 있고 특검 추천 의뢰해 도장 하나 찍는 시간 없는 건 아닐 거 같다.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고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가 헌법재판관을 추천하더라도 임명하지 않는 걸 검토한다는 얘기도 있던데 사실이 아닐 거라고 믿고 싶다"며 "내란 동조가 아니라 그 자체가 내란 행위"라고 경고했다.
이 대표는 또 "한 대행은 민의에 따라 특검법을 신속하게 공포하기 바란다"며 내란 일반특검법과 김 여사 특검법을 수용하라고 거듭 압박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도 한 대행을 향해 국회 추천 몫의 헌법재판관 임명과 특검법 공포를 촉구하고 나섰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을 진정으로 위한다면 거부권 행사가 아니라, 신속히 내란 사태 종결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탄핵 추진은 결정되지 않았다며 신중한 모습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한 권한대행 탄핵을 위한 실무적 준비는 다 돼 있다"면서도 "아직은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지도부는 특검법과 헌법재판관 임명을 레드라인으로 보고 있다. 특검법에도 거부권을 행사하거나 헌법재판관 임명을 늦추면 탄핵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양곡관리법 등 쟁점 법안은 여론이 극명하게 갈리는 데 반해 내란 특검법과 김 여사 특검법은 찬성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아 탄핵 소추에 따른 정치적 부담감이 덜하다는 평가다. 특히 내란 특검법의 경우 한 대행도 내란 혐의 피의자로 올라가 있어 거부권 행사는 어불성설이라는 반응이다. 헌법재판관 임명은 윤 탄핵 심판 일정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민주당으로선 이재명 대표의 재판을 고려하면 서둘러야 유리하다.
민주당은 23·24일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하고 27일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특검법은 지난 17일 정부로 이송됐다. 정부는 이송받은 뒤 15일 이내에 법안을 공포해야 해 다음 달 1일이 한 권한대행이 거부권 행사 여부를 결정할 마지노선이다.
일각에서는 정국이 혼란스러운 와중에 한 대행마저 실제 탄핵 절차에 들어가면 국정 공백 책임론이 부각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정 정상화가 중요한 상황에서 탄핵 문제로 불필요한 정쟁이 가열되면 민주당도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다.
다만 당내 친명 주류는 한 대행의 거부권 행사가 국민 분노를 더 키울 것이라며 물러설 의사가 없다는 기류가 우세하다.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 등을 열고 한 총리 탄핵 여부 등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한 대행의 탄핵 여부에 대해 "크리스마스(25일) 전에 결정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지도부 관계자는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에 결정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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