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예능콘텐츠로 중기 해외 판로 확보
"트럭에서 스토어로…내년엔 '빌리지'까지"
대·중소 동반진출…3년간 수출액 6986억원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누가 좀 해외에 가서 직접 팔아다오!" ('아이돌 트럭' 프로그램 소개 중)
중소기업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홍보다. 인기 연예인을 광고 모델로 쓰거나 드라마나 예능에 간접광고(PPL)를 하고 싶어도 그 비용을 감당하기엔 벅차다. 한 중견기업 관계자는 TV광고에 유명 배우를 섭외하면 계약금으로만 10억원이 든다고 말했다.
이런 실정에 중소기업은 우수한 제품을 가지고도 홍보 수단이 마땅치 않아 해외 진출이 좌절되는 경우가 많았다. 날로 커져가는 한류의 인기에 올라탈 수만 있다면.
중소기업의 이런 간절한 바람에 SBS미디어넷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인기 스타들이 직접 중소기업 제품을 홍보하며 해외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예능 콘텐츠를 만든 것이다.
'완판' 위해 트럭 몰던 아이돌…어느새 베트남 가게까지
K-팝 아이돌 스타와 셀럽들은 부산의 해운대 해수욕장과 광안리 야시장, 대학 캠퍼스에서 트럭을 열고 장사했다. 필리핀에서는 대형 쇼핑몰 앞과 카페에 가판대를 차렸다.
아이돌 트럭은 성공적이었다. 중소기업 40개사가 참여해 직접 판매액은 27억원, 방송 이후 추가판매액 31억원을 기록했다. 제품 판매 계약금은 43억원을 달성했다. 유튜브 등 SNS 조회수는 650만회로 집계됐다.
스케일은 해가 바뀌고 더 커졌다. 트럭을 몰고 찾아가는 출장식 판매였다면 올해는 베트남 현지에 직접 가게를 차린 것이다.
가게 주인으로 연예인이 나서 "당신도 나 같은 피부가 될 수 있다"며 K-화장품을 홍보하자 베트남 소비자들은 남녀노소 불문 "OK"를 외쳤다. 결과는 또다시 완판.
이번에도 역시 중소기업 45개사 지원해 판매액 30억원, 추가판매액 25억원을 거뜬히 넘겼다. 글로벌 쇼핑 플랫폼 쇼피나 틱톡샵, 라이브커머스, 동남아 오프라인 팝업스토어 입점 등 해외 판매채널이 확보됐다. 또 유튜브뿐만이 아니라 틱톡, 페이스북 등에서 콘텐츠가 방영됐다.
SBS미디어넷 관계자는 "중소기업 제품을 판다는 게 어떻게 보면 재미없게 느껴진다"면서 "아이돌이 트럭에서 팔고 베트남 현지에 스토어를 차려 팔면서 중소기업 제품을 조금씩 알아가는 재미를 찾을 수 있게끔 했다"고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올해 '아이돌 스토어'에 참여한 디자이너 신발브랜드 마크모크 관계자는 "국내에선 여성화 1, 2위를 차지하면서 입지를 다졌기에 해외로 눈을 돌려보고자 사업에 참여했다"면서 "베트남 쇼케이스, 쇼피, 페이스북 방송 판매 등을 경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를 계기로 대만, 베트남, 일본 등 해외 판매 계약을 체결했고 지속적으로 현지 인플루언서 홍보를 통해 판매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년엔 아예 중기 제품만 파는 쇼핑몰을 만들고 싶다"
SBS미디어넷 관계자는 "트럭에서 시작해 스토어로 늘리고 베트남 쇼핑몰에서 패션쇼를 하거나 메이크업 클래스를 하는 등 발전하고 있다"고 중소기업과 함께 프로그램이 '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트럭, 스토어 다음으로 내년엔 아예 해외에 쇼핑몰을 차리는 '아이돌 빌리지'를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동남아를 타겟팅하는 만큼 현지에서 유명한 연예인들도 함께 섭외할 계획이다.
앞서 마크모크 관계자도 "현재 제품 판매 계약한 나라의 주변 국가에서도 컨택이 오고 있는 상황이라 해외 판로를 확장할 생각"이라며 "자부담 없이 진행했던 마케팅 사업이라 내년에도 기회가 된다면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대·중소기업 동반진출 지원사업에는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정부예산 총 530억3700만원이 투입됐다. 중소기업 3649개사가 참여, 수출실적 6986억원 도출해 예산 대비 약 13.2배의 성과를 냈다.
같은 기간 내수 중심 중소기업 1078개사 중에 동 사업 지원을 통해 총 272개사가 수출기업으로 전환했다.
올해는 168억5100만원 규모 지원사업에 중소기업 총 1142개사가 참여했다. 한류행사, 콘텐츠, 현지 유통망 등 연계해 소비재 총 794개사를 지원했고, 공동전시 및 수주, 제품 현지화 등을 통해 산업재 총 348개사를 지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