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게 도와준 것" 변명에도…만취 여성 모텔 끌고 간 30대 실형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술에 취해 거리를 걷던 여성을 부축해 모텔로 끌고가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제주지법 형사2부(부장판사 홍은표)는 추행약취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30대)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40시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5년간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 명령 등도 내려졌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22년 10월20일 오전 1시께 제주시 한 거리에서 술에 취한 여성을 부축하는 척 하면서 추행하고 인근 모텔로 끌고가 감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와 피해자는 일면식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피해자가 귀가하지 않는다'는 지인의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신고 접수 14분 만에 A씨와 피해자가 인근 모텔로 들어간 정황을 확인했다.

경찰은 A씨가 피해자를 추행할 의도가 있었다고 보고 준강제추행 및 감금 혐의로 현행범 체포한 바 있다.

이후 수사 결과를 토대로 추행약취 혐의로 변경했다.

A씨는 법정에서 '술에 취한 피해자를 부축해 모텔에서 쉴 수 있도록 도와줬을 뿐, 추행할 목적과 감금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피해자를 도와줬다고 주장하지만 경찰·소방, 주변 사람 등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 곧바로 모텔로 들어간 점, 필요 이상으로 모텔에 오래 머물렀던 것으로 보이는 점, 출동한 경찰이 객실을 찾아왔을 때 문을 열어주지 않고 실랑이를 벌인 점 등을 토대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A씨)은 술에 취해 저항 능력을 상실한 피해자를 추행하고 모텔에 감금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범행을 부인하면서 반성하지 않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벌금형을 초과하는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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