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차관 "北사회 뿌리 깊은 가부장제 문화…여성 인권 개선돼야"

[서울=뉴시스] 변해정 기자 = 김수경 통일부 차관은 18일 시민 및 국제사회가 함께 북한의 '여성차별철폐협약' 이행을 계속 촉구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이날 오후 유엔의 '여성에 대한 모든 형태의 차별철폐에 관한 협약(여성차별철폐협약)' 채택 45주년 계기 개최한 '남북여담(南北女談) 토크콘서트'에서 인권인도실장이 대독한 개회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김 차관은 "북한은 '사회주의헌법'과 '여성권리보장법'을 통해 공식적으로는 남녀의 평등을 강조한다"면서 "실제 북한 사회를 들여다보면 뿌리 깊은 가부장제 문화 속에서 북한 여성들은 남성의 조력자로서의 희생과 어머니로서의 역할을 강요 받는다"고 전했다.

이어 "가정폭력·성폭력·성희롱 등은 개인이 해결할 문제로 여겨져 당국의 적절한 보호를 받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생계와 가사를 동시에 책임져야 한다는 이중고에 더해 임신·출산 등 모성보호에 대한 적절한 지원도 받기 힘든 것이 북한 여성들이 처한 현실"이라고 덧붙여 말했다.

김 차관은 또 "성차별에 대한 북한 당국의 열악한 인식은 북한 여성이 직면한 차별과 폭력의 현실을 변화시키고 보편적 권리를 누리게 하는 데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북한인권 증진을 위해서는 북한 주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여성의 인권이 개선돼야 한다"고 했다.

특히 "'여성의 권리장전'이라 불리는 국제규범인 여성차별철폐협약의 준수는 남성 중심의 북한 사회에서 여성의 권리를 회복하기 위한 유의미한 조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민·국제 사회가 한 목소리로 북한의 여성차별철폐협약 이행을 촉구하는 것은 북한 여성의 인권 상황을 개선하고 나아가 북한인권을 증진시키는 소중한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성차별철폐협약은 여성인권과 관련된 대표적인 국제조약으로, 협약가입 당사국은 4년마다 보고서를 제출하고 협약 이행사항에 대해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에서 심의를 받게 된다.

우리나라는 지난 1984년 12월 27일, 북한은 2001년 2월 27일에 협약에 각각 가입했다. 북한의 경우 지난 2016년 2·3·4차(최초보고서는 2002년 제출) 통합보고서를 제출한 이후 현재까지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

이날 토크콘서트는 '북한사회에서의 여성의 권리'를 주제로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이자 (사)유엔인권정책센터 상임대표인 신혜수 이사장의 발표와 탈북 여성 3명과 함께하는 패널 토크가 진행됐다.

탈북 여성 패널로는 '열한 살의 유서' 저자인 김은주 작가와 봉사단체 유니시드의 엄에스더 대표, 아코디언 연주가이자 유튜브 채널 '남북공동구역: 윤설미TV'를 운영 중인 윤선미 크리에이터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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