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나는 시리아 아사드 '학살' 정황…"시신 수십만구 집단 암매장"

기사등록 2024/12/18 13:29:32

反아사드 단체 "수도 인근에만 수십만 구 추정"

전역에 최소 8개 집단매장지…"전문가 지원 필요"

[나즈하=AP/뉴시스] 17일(현지시각) 미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 활동가들과 주민들이 시리아 남부 나즈하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에 살해된 수감자들이 집단 매장된 곳으로 알려진 장소를 살펴보고 있다. 가혹한 철권통치로 악명 높았던 아사드 정권이 시신 수십만 구를 집단 암매장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2024.12.18.
[나즈하=AP/뉴시스] 17일(현지시각) 미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 활동가들과 주민들이 시리아 남부 나즈하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에 살해된 수감자들이 집단 매장된 곳으로 알려진 장소를 살펴보고 있다. 가혹한 철권통치로 악명 높았던 아사드 정권이 시신 수십만 구를 집단 암매장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2024.12.18.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가혹한 철권통치로 악명 높았던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시신 수십만 구를 집단 암매장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17일(현지시각) CNN에 따르면 시리아비상태스크포스(SETF)는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동쪽으로 약 45㎞ 떨어진 쿠타이파시에 시신 수십만 구가 대량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점을 발견했다.

깊이 6~7m에 폭 3~4m로, 길이는 50~150m 참호로 표시돼 있다. 아사드 정권의 고문으로 사망한 희생자 시신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SETF는 미국에 본부를 둔 반(反)아사드 단체로, 수년간 독재 정권에 의해 살해된 희생자들의 집단 암매장지를 폭로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지난 8일 아사드 전 대통령이 반군 HTS에 의해 축출된 이후 비로소 현장을 방문할 수 있었다.

무아즈 무스타파 SETF 사무국장은 CNN에 "2012년부터 2018년까지 트랙터 트레일러트럭 4대가 각 150구 넘는 시신을 싣고 일주일에 두 번씩 왔다"며, 이를 바탕으로 추정할 때 시신 규모가 수십만 구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굴착기 기사에 따르면 정보 요원들은 시신을 묻기 쉽도록 불도저로 땅을 평평하게 만들고 압축하도록 강요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AP도 전날 시리아 남부 다라주 이즈라 북부에서 20구 넘는 시신이 대량 매장된 무덤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나즈하=AP/뉴시스] 17일(현지시각) 시리아 반군 전투원들이 다마스쿠스 남부 나즈하에서 바샤르 아사드 정권 당시 살해된 수감자들이 집단 매장된 곳으로 확인된 장소를 살펴보고 있다. 2024.12.18.
[나즈하=AP/뉴시스] 17일(현지시각) 시리아 반군 전투원들이 다마스쿠스 남부 나즈하에서 바샤르 아사드 정권 당시 살해된 수감자들이 집단 매장된 곳으로 확인된 장소를 살펴보고 있다. 2024.12.18.

국제실종자위원회(ICMP)에 따르면 시리아에선 15만명가량이 행방불명 상태다. 대부분 아사드 정권 등에 의해 납치되거나 구금됐다.

2020년엔 한 남성이 아사드 정권에 의해 시신 수백 구를 집단 무덤에 묻도록 고용됐었다고 전직 시리아 정보 장교들의 재판에서 증언했다. 여러 구금 시설에 수감된 시리아인들 시신이었다고 한다.

이 남성은 "시신 300~700구를 실은 트럭 여러 대를 다마스쿠스 북부 카타이바와 남부 알나하에 있는 집단 무덤으로 주 4회씩 호위했다"며 "시신은 가슴이나 이마에 새겨진 숫자로만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고문과 절단 흔적이 심각했다"고 했다고 한다.

SETF는 시리아에 최소 8곳의 집단 무덤이 있는 것으로 파악 중이라며, 시신 발굴과 신원 확인을 위한 국제 전문가들 협조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나즈하=AP/뉴시스] 17일(현지시각) 미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 활동가들과 주민들이 시리아 남부 나즈하에서 바샤르 아사드 정권 당시 살해된 수감자들이 집단 매장된 곳으로 알려진 장소를 살펴보고 있다. 2024.12.18.
[나즈하=AP/뉴시스] 17일(현지시각) 미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 활동가들과 주민들이 시리아 남부 나즈하에서 바샤르 아사드 정권 당시 살해된 수감자들이 집단 매장된 곳으로 알려진 장소를 살펴보고 있다. 2024.12.18.

이와 관련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미국이 실종자 독립기구를 포함한 유엔 기구와 협력하고 있다며 "세계와 시리아 국민이 해답과 책임을 모두 얻을 수 있도록 증거를 수집하고 적절하게 조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니퍼 펜턴 유엔 시리아 특사 대변인도 최근 "가족들이 정의와 책임 소지를 찾는 데 도움이 되도록 구금 장소와 집단 무덤 관련 문서를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사드 가문은 1971년부터 시리아를 통치했다. 지난 8일 반군이 다마스쿠스 점령하면서 53년 만에 독재 정권이 종결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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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나는 시리아 아사드 '학살' 정황…"시신 수십만구 집단 암매장"

기사등록 2024/12/18 13:29:32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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