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수혈용 혈액난 해결 기대"…국내기업, '체외생산' 성공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앞으로 개 수혈용 혈액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윤리적 대안을 제시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연구 성과가 국내 기업에서 나왔다.

수혈용 혈액 생산 바이오 기업 아트블러드는 미국 샌디에고에서 열린 국제학회 셀 바이오(CELL BIO) 2024 에서 세계 최초 '개 혈액의 체외(in- vitro) 생산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고 18일 밝혔다.

셀 바이오는 매년 미국세포생물학회(ASCB)와 유럽분자생물학기구(EMBO)가 주최한다.  전 세계 세포생물학 및 생의학 연구 분야의 대표적인 국제 학술대회로, 올해는 전세계에서 1만명이 참가한다.

이번 연구 발표는 체외에서 적혈구를 생산하는 아트블러드의 기술을 개 혈액에도 적용해 성공한 것이 주 내용이다. 아트블러드와 한양대학교 의생명공학전문대학원 연구팀이 경상대 수의대 유도현 교수와 함께 실험을 진행했다.

인간 및 개 유래의 사이토카인과 세포 표지자를 활용해 약 20일간의 배양 과정을 통해 적혈구를 생산해 세계 최초로 개의 말초혈액 단핵세포(PB MNCs)를 활용한 적혈구 생성에 성공했다. 회사 측은 "기존 수의학 및 생명공학 분야에서 문제로 지적되어 온 기존 개 혈액 수혈 관행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최초의 연구 성과"라고 전했다.

발표를 맡은 박성아 연구원은 "적절한 배지 환경에서 개의 미성숙 적혈구 세포가 증식해 17일째 최대 확장을 이루고 적혈구 생산이 완료됐다"며 "배양된 적혈구는 원래 개의 적혈구 크기처럼 인간 적혈구보다 작고, 성숙 단계에서의 형태적 특성은 인간 적혈구와 유사하고, 개 혈액의 원래 산소운반능력과 동일한 기능을 보여주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기존의 개 혈액 수혈 관행에 대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시작됐다. 현재 수혈에 필요한 혈액은 주로 공혈견을 통해 공급되지만, 공혈견의 수가 제한적이고 윤리적 문제 또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체외에서 적혈구를 생산하는 기술 개발에 착수해 성공했다.

아트블러드는 이번 셀 바이오 발표를 통해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 혁신적인 기술력을 인정받고, 동물 의료 및 생명공학 분야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계획이다.

박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개 혈액 체외 생산 기술의 첫 성공 사례로, 수의학적 치료뿐만 아니라 연구 도구로서도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앞으로 수혈용 혈액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윤리적 대안을 제시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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