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원, 환율 1400원에 시각차 "감내 가능"vs"변동성 우려"

기사등록 2024/12/17 17:40:26

최종수정 2024/12/17 17:46:25

11월 금통위 의사록

신성환·황건일·김종화·이수형 금리 인하 주장

장용성·유상대 금리 동결 의견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2024.11.2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2024.11.2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11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회의에서 2회 연속 기준금리 인하에도 금통위원 사이에서는 환율에 대한 의견이 크게 엇갈렸다. 인하를 주장한 위원은 1400원대를 넘나드는 고환율에 대해 감내 가능하다고 주장한 반면, 동결 주장 위원은 변동성을 우려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17일 한은이 공개한 '2024년 제22차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인하 의견을 개진한 한 위원은 "앞으로도 대외 요인의 전개 상황에 따라 높은 환율 변동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지만, 이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은 대체로 감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환율 상승이 수입물가를 상승시키지만 과거보다 환율의 물가 전가도가 낮아져 상방압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각종 선행지표, 미시데이터, 시장정보 등을 기반으로 환율여건의 변화, 국내외 경기, 물가 흐름, 금융안정 리스크 증대 여부를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인하를 주장한 또 다른 위원은 "지난 금통위 이후의 환율 상승률은 달러화 지수 상승률 대비 다소 낮은 수준이며, 외화차입 가산금리와 CDS프리미엄이 낮은 수준을 지속하는 등 외화자금 조달 여건도 양호하다"며 "최근의 환율 상승에 대해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외금리차 확대에 따라 환율이 소폭 상승할 가능성은 있으나 우리 경제에 주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향후 물가 및 실물경제, 그리고 국내외 금융시장 추이를 살펴보면서 추가적인 인하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른 위원 역시 "금리 인하가 환율 상승을 통해 물가상승압력을 높이고, 자본유출입, 금융회사 재무건전성 등 금융안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유의해야 하겠지만 내외금리차의 완만한 축소 추세가 이어질 전망인 데다, 물가안정세, 우리 경제의 기초여건, 금융회사의 대응 여력 등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며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봤다.

또 다른 위원은 "정책효과의 시차성 등을 감안할 때 지금은 경기 하방압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시급하며, 금융·외환시장에서의 불안요인은 미시적 조정과 거시건전성 정책과의 조합으로 완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장용성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통위원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융통화위원회 제공) 2023.04.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장용성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통위원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융통화위원회 제공) 2023.04.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는 금리 동결을 주장한 위원들의 환율에 대한 관점과 대조적이다. 동결 의견을 개진한 한 위원은 "추가 금리 인하가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대외부문의 불확실성이 매우 큰 상황에서, 금리 인하가 내수 회복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짚었다.

앞으로도 서둘러 금리 인하 의견을 내지 않겠다는 의사도 보였다. 그는 "(미국과)금리 격차 해소 과정에서 우리의 금리 인하 속도가 상대적으로 점진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며 "미국 신정부의 정책 방향, 주요국의 금리 결정 및 외환시장의 상황을 조금 지켜본 후 추가 인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동결 의견을 보인 또 다른 위원은 역시 "향후 성장의 하방리스크 및 불확실성이 확대된 상황으로 높아진 환율이 상방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환율은 높은 변동성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관련 리스크에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11월 금통위에서 한은은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10월에 이어 기준금리를 종전 3.25%에서 3.00%로 낮췄다. 2회 연속 인하로 글로벌 금융위기인 2008년 10월(임시 금통위 포함)부터 이듬해 2월까지 6회 연속 인하 이후 16년 여만에 처음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를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 중 인하를 주장한 위원은 신성환·황건일·김종화·이수형 위원 등 4명이다. 장용성 위원과 부총재인 유상대 부총재가 동결 소수의견을 내며 균열이 생겼다. 당연 금통위원인 유 부총재의 의견이 소수의견이 된 것은 2004년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다.

원·달러 환율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을 전후한 11월초 1400원대를 넘나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탄핵 사태 때는 정치 이벤트에 따라 장중 1446원까지 치솟았다가 이날 오후 종가는 1438.9원을 기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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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원, 환율 1400원에 시각차 "감내 가능"vs"변동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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