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매매 2929건…장기보유자 '팔자' 30.5%
집값 상승폭↓ 25개 자치구 중 5곳 집값 '하락'
주택 소비심리 '보합'…매도자가 더 많아 75.5%
"정치변수 예측 불허…겹악재에 내년 쉽지 않아"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서울 아파트 매매량이 하반기 들어 급감하며 거래 절벽이 심화되는 가운데, 장기 보유자들의 매도 비중 증가와 주택 소비심리 위축 등 다양한 지표에서 시장 침체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탄핵 정국으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에 내수 경기 침체와 대출 규제까지 겹치면서 내년 부동산 시장 역시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1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929건으로 올해 들어 가장 거래가 활발했던 7월(9210건)의 31.8% 수준이었다.
아직 집계 중인 12월 아파트 매매량은 17일 기준 365건이었다.
집계 시일은 남아있으나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대출 규제가 시작된 9월 3133건 이후 10월 3744건, 11월 2929건 등 하반기 들어 감소세가 나타나고 있어 12월 거래량이 쪼그라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외에도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는 징후는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직방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집합건물 매도인 8567명(11일 기준) 중 10년 이상 장기 보유자는 2613명으로 전체의 30.5%를 차지했다.
장기 보유자 매도인 비중은 지난 2021년 9월(30.7%) 이후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처럼 장기 보유자들이 집을 내놓는 일이 늘었다는 건 주택 경기가 더 나빠질 것이란 관측이 퍼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아파트 가격 상승폭도 쪼그라들었다. 한국부동산원 12월 둘째 주(9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을 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38주째 상승했으나 그 폭은 전주 대비 줄어든 0.02%로 나타났다.
자치구별로 보면 강남구와 서초구, 광진구의 상승폭은 0.07%로 평균을 웃돌았으나 그 외 지역은 보합(0.00%) 혹은 0.02~0.03%로 평균 수준의 상승률을 보였다.
나아가 서대문구와 은평구, 동작구, 동대문구는 -0.01%, 강동구는 -0.02%로 25개 자치구 중 5곳이 하락세를 보였다.
수요자들의 심리는 보다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의 '2024년 11월 부동산시장 소비자심리조사'에 따르면, 서울의 주택 매매 소비심리는 109.8로 8개월 만에 보합에 진입했다.
주택 매매 소비심리가 보합 국면에 들어선 것은 앞으로 주택 가격이 오르지 않고 현상을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시장에서 지배적이라는 뜻이다.
전국 152개 기초자치단체 중개업소 2338곳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지난달 주택을 팔려는 사람이 더 많았다는 응답이 75.5%(다소 많다 47.5%, 훨씬 많다 28.0%)로 높았다. 10월(72.1%)과 비교하면 매도자가 매수자보다 많다는 응답이 3.4%포인트(p) 늘어났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부동산시장은 각종 법규를 입법하는 정치권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에 현재로선 '정치 변수'는 예측 불허 영역"이라며 "내년 부동산시장은 내수 경기 침체, 대출 규제 같은 악재가 많아 녹록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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