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고등법원 15일 양 씨의 입국 금지한 2023년 판결 유지
양 씨 “정치적 희생자, 관계 좋을 때는 환영받았다”
“20년 이상 영국에서 살아 두 번째 고향처럼 사랑”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중국인 간첩 의혹 인물과 친밀한 관계를 가진 것으로 알려진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동생 앤드루 왕자(64)가 올해 왕실의 크리스마스 행사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왕실 소식통이 전했다.
BBC 방송 등 영국 언론은 16일 영국 왕실이 매년 노퍽의 샌드링엄 하우스에서 세인트 메리 막달레나 교회까지 걷는 ‘크리스마스 산책’에 앤드루 왕자가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가디언 등 영국 언론은 15일 영국 왕실에서 그를 크리스마스 행사에서 제외할 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BBC는 앤드류 왕자가 왕실 행사가 방해받는 것을 피하기 위해 ‘행사에서 명예롭게 물러날 것’으로 예상되며 대신 크리스마스에 윈저의 집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방송은 중국 스파이 의혹을 받는 ‘H6’로만 알려진 인물은 50세의 양텅보라고 보도했다. 양 씨는 신원 보호를 위해 이름이 공개되지 않았으나 15일 법원은 그의 신원 공개를 허락했다.
앤드류 왕자 사무실은 간첩 의혹을 받는 양 씨와 국가안보 등과 관련한 민감한 내용을 논의한 적이 있다는 의혹을 부인하고 양 씨와의 교류는 영향력 있는 인물들과 가까워지기 위한 작전의 일환이었다고 주장했다.
양 씨도 자신이 간첩이라는 주장은 전적으로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하고 자신이 잘못한 일이나 불법적인 일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양 씨는 2020년 앤드루 왕자의 생일 파티에 초대됐고, 중국의 잠재적 투자자들을 상대할 때 왕자를 대신해 행동할 수 있도록 했다.
그가 앤드류 왕자의 고문 중 한 명으로부터 편지에는 “당신의 지도에 따라 우리는 관련자들이 윈저의 집에 눈에 띄지 않게 출입시키는 방법을 찾았다”라는 내용도 있었다.
BBC는 영국의 반비밀 국가안보 법원은 지난 주 간첩으로 추정되는 양 씨의 입국을 금지하는 2023년 판결을 유지했다고 전했다. 양 씨는 자신의 입국 금지에 대해 특별이민항소위원회(SIAC)에 항소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법원은 양 씨가 중국 국가이 서방 국가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사용하는 전술인 ‘엘리트 포섭 작전’에 연루되었다는 의심 때문에 입국 금지 조치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앤드류 왕자측은 양 씨와의 접촉이 논란이 되자 중국 사업가와의 모든 접촉을 중단했고, 모든 회동은 공식 채널을 통해 이루어졌으며 민감한 성격의 내용은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영국 고등법원은 15일 항소심에서 앤드루 왕자와 양 씨는 ‘비정상적인 수준의 신뢰’를 맺었다고 판결했다.
법원이 양 씨의 신원 공개를 허가한 것과 관련 양 씨측은 자신을 간첩이라고 하는 전적으로 거짓이라며 변호사에게 자신의 이름을 공개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양 씨는 15일 변호사를 통해 공개한 성명에서 자신은 정치적 분위기의 희생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관계가 좋고 중국 투자가 모색될 때는 환영을 받다가 관계가 악화되자 나를 배제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국에서 자신의 직업적 삶을 영국과 중국 기업간 관계를 구축하는 데 바쳤으며 수억 파운드의 투자를 영국에 유치하는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20년 이상 영국에서 살아 두 번째 고향처럼 사랑한다. 영국의 이익을 해치는 일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양 씨는 국내정보국(MI5)이 그를 중국 공산당 통일전선부 소속으로 파악했으며 테러방지법에 따라 영국 입국이 금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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