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탄핵안 국회 통과…여 최소 12표 찬성
"대한민국 불행 시작…국민·당원께 사죄"
한동훈, 책임론 반박하며 사퇴 요구 선 그어
선출직 최고위원 전원 사의…지도부 붕괴
당 화합 주문도…"분열 말고 보수 재건해야"
[서울=뉴시스]하지현 기자 = 국민의힘은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당 책임론도 분출했는데, 이날 선출직 최고위원 전원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한동훈 지도부는 해체 수순을 밟게 됐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 산회 직후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탄핵에 이르게 된 점에 대해 유감스럽고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탄핵에 찬성하는 국민이나 반대하는 국민 모두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은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탄핵안이 가결됐기 때문에 지금부터는 헌법재판소의 시간이다.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라 공정한 결정을 기대한다"며 "국민의 일상 회복을 위해 여야도 극한 대립을 지양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탄핵안 가결과 관련, 이날 의원총회에서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정했는데 어떻게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을) 동지라고 하겠나"라며 자신의 재신임 여부를 일임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민의힘은 '탄핵 반대' 당론을 정하고 탄핵안 표결에 참여했지만, 투표 결과 최소 12명의 찬성표가 나왔다. 이에 일부 의원들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탄핵에 찬성한 사람들은 의원총회장에서 나가라"며 비판을 쏟아냈다고 한다.
조은희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한 대표를 이 순간부터 대표로 인정할 수 없다. '내란 자백'이라는 표현을 쓰는 순간 당 대표가 아니라 검사 한동훈"이라며 한 대표의 사퇴 촉구 서명을 주장했다고 한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페이스북에서 한 대표를 겨냥해 "이번 탄핵은 우리 당 두 용병이 탄핵된 것이지, 한국의 보수세력이 탄핵된 건 아니다"라며 "전쟁은 지금부터다. 야당의 폭압적 의회 운영에서 비롯된 비상계엄 사태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당 지도부는 총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한동훈 체제는 총사퇴해야 한다. 소수 의석으로 거야에 맞서야 함에도 단합하지 못하고 분열한 책임이 크다"며 "보수가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일어서는 것이 국민과 역사에 대한 반성과 사죄의 길"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사의를 표명한 김재원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그토록 피하고 싶었던 탄핵이라는 지옥문이 다시 열렸다. 탄핵을 찬성하고 나서면 자기만은 면죄부를 받을 것이라 착각하는 우리 당 소속 몇몇 의원님들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수가 단일 대오로 나가지 못하고 오합지졸로 전락한 데 대해 저 자신부터 돌아보겠다.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한동훈 대표는 당 일각의 사퇴 요구와 관련,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직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의원총회에서 "내가 비상계엄을 선포한 건 아니지 않느냐"라며 지도부 책임론을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후 국민의힘 선출직 의원 전원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한동훈 지도부는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게 됐다.
한편 앞서 공개적으로 탄핵 찬성 의사를 밝혔던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은 이날 "참담한 마음"이라면서도 탄핵안 가결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김상욱 의원은 본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자격이 없는 사람이 대통령에서 내려왔다. 국민께서 승리하셨다"면서도 "여당의 대통령이 잘못돼서 끌어내렸다. 참담한 마음이고 두 번 다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조경태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동훈 대표께서 '대한민국 국민만 보고 가겠다'고 한 뜻이 반영된 것 같다"며 "대통령이 탄핵까지 오게 된 부분을 우리 당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하고, 국민께 반성하고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 화합을 통해 하루빨리 보수를 재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에 "국민 여러분과 당원들께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대내외적으로 깊은 상처를 입은 우리 당을 다시 추스려 건강한 보수정당으로 재정비하고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정당으로 부활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우리 당은 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보수의 재건에 나서야 한다"며 "탄핵 소추안에 찬성했든 반대했든 서로를 존중하고 분열하지 않아야 한다. 폐허 위에서 어떻게 보수를 재건할 수 있을지 그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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