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집회에 기지국 대폭 늘린 이통3사…그래도 좌불안석인 이유

기사등록 2024/12/14 09:01:00

여의도 집회 대비해 이동기지국 29대·간이기지국 39대 늘려

기지국당 수용량 제한돼 트래픽 폭주 시 대응 한계

정확한 집회 인원 예측 어려워…유튜브 중계 등 데이터양도 폭증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본회의를 하루 앞둔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 통신사 이동 기지국이 설치되어 있다. 2024.12.13.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본회의를 하루 앞둔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 통신사 이동 기지국이 설치되어 있다. 2024.12.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14일 윤석열 대통령 2차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서울 여의도 등 도심에서 열리는 대규모 집회에는 100만명을 훨씬 뛰어 넘는 역대급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사들은 지난 7일 집회에서 트래픽 폭주로 이용자들이 통신 서비스 이용에 불편을 겪었던 만큼 기지국 용량을 2~3배 가량 증설하며 만전을 기하고 있으나, 초긴장 상태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가 지난 1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제출한 통신소통계획에 따르면 이날 여의도 29대, 광화문과 서울시청 일대 6대, 용산 1대 등 이동기지국 36대를 배치하고, 국회 인근에는 간이기지국 39대를 추가 설치했다. 총 증설 기지국 수는 75개로 지난주(26개)의 약 세 배다.
 
기존 통신기지국 장비는 76식 증설에서 152식 증설로 2배 늘었다. 상황실 및 현장 대응 인력은 124명 배치할 예정이다.

이처럼 이통3사가 트래픽 대응에 만전을 기하고 있지만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1차 윤 대통령 탄핵 표결이 진행된 지난 7일 여의도 집회에 예상 대비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트래픽이 폭증, 통신 서비스에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당초 7일 여의도 집회 인파는 20만명이 예상됐으나, 실제로는 주최 측 추산 100만명(경찰 비공식 추산 15만명 규모)로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이통3사가 집회에 앞서 여의도에만 기존 통신기지국 장비 76식에 더해 이동기지국 10대, 간이기지국 4대를 증설했지만 수요 예측이 실패하면서 다수 이용자가 전화, 문자, 인터넷 등 통신 서비스 이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본회의를 하루 앞둔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내에 방송차량과 통신사별 이동기지국 차량이 주차되어있다. 2024.12.13.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본회의를 하루 앞둔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내에 방송차량과 통신사별 이동기지국 차량이 주차되어있다. 2024.12.13. [email protected]

통신사들은 탄핵 집회 등 워낙 많은 인파가 몰리는 특수상황에서는 완벽한 대처가 어렵다고 호소한다. 기지국당 수용 가능한 데이터 용량은 제한돼 있는데, 대규모 집회 시에는 이 정해진 데이터 용량을 몇 배 늘어난 인원이 나눠 쓰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 기지국 당 이용자 100명이 접속할 수 있도록 용량을 정해놨는데 동시에 200명이 접속하게 되면 100명은 아예 네트워크 접속이 되지 않거나 지연 현상이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고속도로에 차량이 몰리면 정체 현상이 빚어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특히 무선 가입자가 많은 통신사일수록 병목현상은 더 심해진다.

그렇다고 기지국당 수용 용량을 무한대로 늘릴 수는 없다. 평시에는 집회 때처럼 트래픽이 폭증할 가능성이 낮아 비용과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국회 표결을 전후로 뉴스 실시간 채널과 유튜브 등 동영상 스트리밍 사용량이 폭증했다는 점도 통신사 트래픽 수용이 어려워진 이유 중 하나다. 실제 최근 탄핵 집회 현장에서는 시민들이 집회 장면을 실시간으로 유튜브 등 SNS에 게시하고, 실시간 중계를 통해 탄핵 표결 상황을 시청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에서는 사진을 찍는 정도에 그쳤지만 8년이 지난 현재 통신속도도 늘어나고 해상도 높은 동영상 콘텐츠 이용 등 동시에 이용하는 데이터량이 어마어마하게 늘었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역시 집회 인원을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려운 데다가 사람들이 많이 몰리면 또 데이터 트래픽이 기지국 용량을 초과할 가능성이 있어 통신사들은 안심하지 못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 정도 인원이 몰리는 집회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집회가 열린 2016년 이후 8년 만이다. 8년 간 갑자기 100만명씩 여의도에 모인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대응이 어려웠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이번 주말에 대폭 늘린 용량을 지원하더라도 통신이 완벽히 문제가 없긴 어렵다. 기존 기지국을 100만명 이상 인파를 대비해 늘릴 수는 없는 노릇이고 이동식 기지국도 무작정 늘리기에는 대수가 정해져 있다"라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도  24시간 비상 대응 체계를 운영하며 통신 장애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 12일 과천 KT 네트워크 관제센터를 방문해 최근 통신 트래픽 급증이나 통신장애에 대한 대응 상황을 점검하고 “국민들이 통신장애로 불편을 겪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이번 주말에는 통신사들이 최대한 사람들이 모이더라도 수용이 가능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치를 했다. 7일에는 국회 안쪽으로 이동기지국 추가 배치가 어려웠었는데 이번에는 다수 증설을 했다"라며 "무선 인터넷 특성상 많은 사람들이 모이면 지연이 발생할 수 있지만, 일부 지연이 아니라 아예 끊겨버리는 상황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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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집회에 기지국 대폭 늘린 이통3사…그래도 좌불안석인 이유

기사등록 2024/12/14 09:01: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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