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 전시박람회' 가보니
교사, 학부모 체험 부스마다 '북적'…관심 높아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AI 디지털교과서가 학생들의 장단점을 분석해 맞춤형 학습을 가능하게 해 줄 것 같아요." (울산 A 고교 영어 교사)
"자기주도학습이 잘 돼 있는 학생들에게는 도움이 되겠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들은 감당이 안 될 것 같아요. 학력 격차가 더 심해질 것 같네요." (울산 B 초등 교사)
13일 오후 울산학생교육문화회관 3층에서 열린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전시박람회'에서 만난 교사들과 학부모들은 출판사 부스를 직접 돌아다니며 직접 체험해본 뒤 기대 반, 우려 반의 목소리를 냈다.
이날 울산시교육청이 마련한 박람회에는 출판사 27개 부스에서 올해 교과서 검정을 완료한 AI 디지털교과서 76종의 기능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었다.
각 부스의 출판사 직원들이 초등, 중·고등 국어, 영어, 수학 등 과목의 디지털교과서 활용 사례를 교사용, 학생용 2개 화면을 띄워놓고 시연하자 이를 보기 위해 다른 교사, 학부모들이 주변에 몰렸다.
교사들은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해 실시간 이뤄지는 학생 성취도 분석, 학생 수준별 맞춤형 수업 지원, 교과 내용 수정·재구성 등을 주의 깊게 바라봤다.
또 체험존에 마련된 기기와 디지털교과서 프로그램을 이용해 개별적으로 체험해보기도 했다.
체험을 한 교사들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이날 박람회에서 만난 한 초등교사는 "디지털교과서로 수업을 하다보면 정답도 패드로 바로 확인 할 수 있어 아이들이 질문을 하지 않을 것 같다"며 "질문이 없는, 생기 없는 교실이 될게 불 보듯 뻔하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중등 교사는 "교사들이 수업 외 업무가 많은데 세부 특기사항을 위한 수업 기록, 자료 취합 등 중고등 교사에게 필요한 기능들이 많아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고 했다.
학부모들 역시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표했다.
A 출판사 체험 부스에서 만난 초등학생 3학년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아이가 기존에도 패드로 수업을 하고 있어 큰 거부감 없이 학교에서도 수업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다만 과목별로는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영어는 원어민의 발음을 바로 확인할 수 있어 회화 습득에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고 수학의 경우 문제 풀이 과정 없이 해답을 확인할 수 있어 생각하는 과정이 생략될 수 있을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했다.
이번 박람회는 14일까지 이어지며, 디지털교과서 관련 강의도 17차례 있을 예정이다.
AI디지털교과서 도입은 현 정부 교육개혁 핵심 과제로 내년부터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 1학년, 고교 1학년의 영어·수학 정보 과목을 대상으로 도입돼 점진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