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가자지구 전쟁으로 촉발된 중동 분쟁은 일 년 넘게 계속됐다. 이스라엘과 이란이 직접 상대방 본토를 공격하기에 이르렀고, 이스라엘은 하마스에 이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등 이란 '저항의 축'을 하나씩 무너뜨렸다.
중동 힘의 균형이 재편되면서 시리아 알아사드 가문의 독재도 53년 만에 막을 내렸다. 혼란을 틈탄 이슬람국가(ISIS)가 재건에 나설 가능성을 우려하며 국제사회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은 4월1일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을 공습했다. 공격으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고위 지휘관을 포함한 간부 7명이 사망했다.
12일 뒤 이란은 이스라엘 본토로 200기 넘는 드론과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스라엘 본토를 직접 공격한 건 처음으로, 유의미한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일주일 뒤 재보복 공격을 가했다. 다만 일부 군사 시설만 타격하는 등 상징적 조치에 그쳤다. 확전은 피하되 언제는 본토 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는 메시지 차원이었다.
이란 역시 분쟁 확대를 피하기 위해 대응을 자제했다. 그 사이 5월19일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헬기 추락 사고로 사망하면서, 개혁 성향의 마수드 페제시키안이 대통령직에 올랐다.
이스라엘은 도발을 멈추지 않았다. 지난 7월31일 이란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테헤란을 방문한 이스마일 하니야 하마스 지도자를 암살했고, 다음달 27일엔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지도자를 공습으로 사살했다.
나아가 '삐삐 테러'를 포함한 대대적인 공격으로 헤즈볼라 해체에 나섰다. 지도부와 전력에 크게 손상을 입은 헤즈볼라는 결국 지난달 26일 1년여에 걸친 공격을 멈추고 이스라엘과 휴전을 맺었다.
'저항의 축'이 크게 흔들리자 이란은 10월1일 이스라엘로 탄도미사일 181발을 발사했고, 이스라엘도 같은 달 26일 이란 주요 군사 시설을 정밀 타격했다.
이란은 대응을 예고했지만 별다른 행동에 나서진 않았다. 중동 내 '저항의 축'이 크게 위축된데다 서방과 관계 개선을 추구하는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기조도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의 영향력 약화는 시리아 권력 구조도 바꿨다.
지난달 27일 진격을 시작한 시리아 반군은 11일 만에 수도를 장악, 아사드 정권을 몰아냈다. 이란과 러시아를 등에 업고 권력을 유지해 온 아사드 대통령은 두 국가의 지원이 크게 줄자 결국 권좌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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