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시장 급성장…상장종목수 1000개 임박
대형 운용사 독주 굳건…1·2위 근소한 차이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올해 들어서만 순자산이 50조원 넘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ETF 순자산 총액은 전날 기준 172조1197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51조540억원(42.17%) 증가했다.
이는 전세계적으로 ETF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증가한 데다 연금 계좌 내 ETF 투자 금액이 급증한 영향이다. 연금 내 ETF 자산 규모는 지난 2022년 8조9000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17조1000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고, 올해 상반기 기준 27조1000억원으로 반기 만에 10조원 가량 늘어났다.
자산운용사들의 출시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같은 기간 국내에 상장된 ETF 종목수는 총 977개다. 이 중에서 가장 많은 종목을 보유한 삼성자산운용(202개)과 미래에셋자산운용(201개)은 200개를 넘어섰다. KB자산운용(134개), 한국투자신탁운용(99개), 한화자산운용(73개) 등도 뒤따랐다.
순자산 규모를 보더라도 대형 자산운용사 독주는 두드러졌다. 삼성자산운용이 1위로 66조733억원이었고, 근소한 차이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62조1220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3위부터는 격차가 벌어졌다. KB자산운용(13조3098억원), 한국투자신탁운용(12조7454억원), 신한자산운용(5조3901억원) 순이다.
투자자별 순매수 상위 종목을 살펴보면 개인의 경우 지난달 말 기준 타이거(TIGER) 미국 S&P500, 코덱스(KODEX) CD금리 액티브(합성),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 TIGER 미국배당 다우존스, KODEX 레버리지 순으로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테마형 ETF에 집중했던 개인 투자자들은 올해 특정 테마형 ETF보다 대표 지수에 집중하거나 채권, 커버드콜, 배당, 금리 ETF 등으로 매수 대상을 분산하는 양상을 보였다. 높아진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응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은행(신탁)은 미국 국채, 반도체, 2차 전지 등에 순매수를 보이며 선호하는 테마가 분명했다"며 "연기금과 보험은 대표 지수 중심으로 인공지능(AI) 전력, 비만치료제 등 일부 테마를 매입하는 전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내년 금리 인하에 따른 유동성 환경이 개선되면서 성장·혁신 테마형 ETF들의 수요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중금리·중물가 시대, 탈세계화 등 구조적 변화 속 자산배분 중요성이 확대돼 주식·채권, 기타 대체 자산군으로의 적절한 자산배분이 본격 요구될 것으로 보이며, 주식형 ETF 외에 인컴, 채권형, 리츠 ETF 수요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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