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 유튜브 올려
"만성적 음주 분노·충동 관련 중추 활성화"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만성적인 음주는 인지 기능·판단력 등 뇌 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특히 의사 결정을 해야 하는 리더의 자기 돌봄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느리고 건강하게 나이드는 '저속노화'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1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현재 우리나라의 키를 쥐고 있는 분은 고위험 음주 이상의 알코올을 상용하는 분"이라면서 "이와 연관된 모든 건강 관련 파라미터(매개변수)들이 제가 볼 땐 거의 알코올 의존 내지 이와 연관된 인지 기능 저하가 동반된 상태라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이날 ‘정희원 교수가 말하는 리더의 자질’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통해 12·3 비상계엄 사태를 언급하며 알코올과 뇌 노화와 관련된 이같은 임상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정 교수는 "술을 마시면 스트레스 호르몬 스파이크가 오게 되고 자는 동안 회복 수면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서 "이런 사이클이 반복되면 전두엽과 해마 기능이 떨어져서 만성적으로 술을 상용하는 분들의 뇌 상태는 알츠하이머 치매와 비슷한 뇌 상태를 가지게 된다고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만성적인 음주가 가져오는 스트레스 호르몬 시스템 이상은 장기적으로 편도체, 즉 내 몸의 분노·충동과 관련되는 중추를 활성화시켜 장기적으로 봤을 때 판단력이 떨어지고 제대로 된 의사 결정을 하기 어려워진다는 것도 너무 잘 알려져 있다"고 했다.
또 "술을 많이 먹거나 잠을 못 자는 등 자기 돌봄이 안 된 사람은 충동 조절이 어려워지고 그 결과 스트레스 호르몬이 항상 높아진 상태가 되면 복부 비만이 악화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면서 "이 상태가 되면 만성질환과 관련된 인슐린 저항성, 혈압, 당뇨, 고지혈증도 나빠져 전두엽의 기능은 더 떨어지고 해마는 더욱 위축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여기에 권력이 붙게 되면 뇌가 일종의 도파민 중독과 비슷한 상태가 돼 조금만 반대하려고 하면 굉장히 격분하는 대노하는 상태가 된다"면서 "앞뒤가 맞지 않는 의사결정을 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복잡한 사안을 제대로 이해할 가능성이 떨어지게 되고 결국 보통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는 그런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고 짚었다.
이어 "매일 폭음하는 리더가 우리나라를 독재하고 있다면 국민은 음주 운항을 하는 비행기에 타고 있는 상태로 볼 수 있다”면서 "우리 사회는 지금까지 술에 대해 너무 관대했는데, 술을 먹고 벌이는 여러 가지 나쁜 의사 결정이 해프닝 또는 웃고 넘길 거리로 더 이상 치부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의 리더가 되고 싶은 분들께서는 반드시 ‘수신(修身)’을 기억해야 한다"면서 "자기 돌봄과 건강 관리를 통해 깨끗한 뇌를 만들고 더 질이 좋은 의사 결정을 해야 한다"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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