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대한항공 마일리지 비율 6개월 내 제출 받을 것"[일문일답]

[세종=뉴시스]여동준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마일리지 합병 비율을 6개월 내에 제출받아 검토할 예정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2일 외국 경쟁당국 심사 완료와 코로나19 종식 등을 고려해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 심사 관련 시정조치 내용을 변경·구체화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21년 1월부터 시작한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는 약 4년 만에 종결됐다.

당초 공정위는 지난 2022년 경쟁제한 우려가 있는 노선 40곳에 대해 각 노선별 공급 좌석수를 2019년 공급 좌석수의 일정 비율 미만으로 축소하지 못하도록 시정조치를 부과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비율은 코로나19 상황 등을 고려해 추후 결정하기로 남겨뒀다.

공정위는 이번에 공급 좌석수 축소 금지 기준을 90%로 설정했다.

예컨대 2019년 특정 노선에 연간 좌석 10만석을 공급하고 있었다면 결합 이후에는 최소 연간 9만석 이상 공급을 유지해야 하는 것이다.

마일리지의 경우 마일리지 제도를 불리하게 변경하면 안 된다는 규정은 있지만, 구체적인 마일리지 전환 비율은 6개월 이내에 제출받아 검토하게 될 예정이다.

공정위는 향후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토교통부와 긴밀히 협의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특정 국가에 취항하기 위한 통행권 개념인 운수권과 활주로 등 공항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슬롯의 반납 인정 시기 역시 조정됐다.

당초 공정위 시정조치에 따르면 대체 항공사 진입 위한 운수권 및 슬롯 반납을 기업결합일 이후부터 해야 했다.

하지만 외국 경쟁당국 심사 결과를 반영해 기업결합일 이전에 대체 항공사가 진입한 경우도 공정위 시정조치를  이행한 것으로 인정키로 했다.

다음은 구태모 공정위 기업결합과장과의 일문일답.

-해외 경쟁당국 시정조치가 이미 이행됐다면 시정조치 이행 인정 시기가 기업결합일인 오늘인가, 아니면 이행일인가.

"기업결합 시정조치 혹은 구조적조치의 기산점은 기업결합일인 오늘이 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이번에 시정조치를 변경해 그 기산점을 결합 이전으로 볼 수 있도록 근거를 남겨놔 기산점이 당겨지게 된다."

-과거 개악이 되지 않도록 마일리지 합병 비율을 보겠다고 했다. 1대1로 결합돼야 개악이 안 되는 것 아닌가.

"마일리지 합병 비율은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갖고 있는 소비자와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갖고 있는 소비자 사이의 유불리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앞으로 전체적인 내용을 좀 더 평가해봐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 같은데, 전체 항공 소비자가 공통적으로 적용받을 수 있는 내용을 불리하게 변경하지 않도록 하겠다."

-대한항공 측에서는 공공연하게 합병 비율을 1대0.7로 주장하고 있다. 마일리지 합병 비율이 공정위 검토 대상은 맞는가. 맞다면 어떤 기준으로 보게 되나.

"마일리지 관련 거의 모든 내용을 저희가 소비자 유불리 관점에서 검토해야 하기 때문에 저희 검토 대상이 맞다. 대한항공 측이 주장하는 1대0.7은 저희와 협의된 부분은 아니다. 시정조치 내용을 보면 마일리지 통합 방안을 기업결합 완료 이후로부터 저희에게 6개월 이내에 제출하게 돼 있다. 저희에게 제출해 심사받아야 하는 부분이라 확정된 내용은 아니다. 마일리지 합병 비율과 관련해서는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어떤 소비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유불리가 갈릴 수 있어 대한항공과 계속 협의해야 할 것 같다."

-공정위가 갖고 있는 마일리지 합병 관련 기준이 있나.

"마일리지가 갖고 있는 시장 가치가 회사 재무구조 등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데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지금 가이드를 줄 수는 없다. 관련 자료를 요청해 받은 뒤 검토해 나가겠다."

-마일리지 합병 관련 해외 사례는 어떤 것이 있나.

"1대1로 합병을 승인한 경우도 있고 1.2대1로 승인한 경우도 있다. 가치를 동일하게 본 곳과 다르게 본 경우가 다양하게 있었다."

-6개월 뒤 안이 제출되고 나면 시행까지 시간이 걸릴 텐데

"일단 양 사가 기업결합을 완료했지만 통합 항공사로 거듭나는 것은 2년 뒤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마일리지 통합도 마찬가지로 별도 항공사를 운영하고 있는 동안은 마일리지 제도도 각각 운영해야 하는 상황이다. 통합 항공사 출범 시점까지 심사를 완료하면 되기 때문에 마일리지 심사 기간은 충분히 있다고 본다."

-최종 결론을 내릴 때 전원회의를 거쳐야 하나.

"전원회의 대상은 아니다. 이행감독위원회를 통해 공정위와 국토부가 내용을 검토한 뒤 협업을 통해 결정지을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