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국가유산청은 한국영상자료원 소장 영화 '낙동강','돈', '하녀', '성춘향'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 예고했다고 12일 밝혔다.
1952년 제작된 전창근 감독(1908∼1973)의 영화 '낙동강'은 한국전쟁 시기에 제작되어 사료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이 영화는 대학 졸업 후 낙동강 유역으로 귀향한 주인공이 마을 사람들을 계몽하고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내용으로 한국전쟁 낙동강 전투 장면을 통해 전쟁 참상을 담았다.
전시상황에서도 창작 활동을 멈추지 않은 당대 문화예술인들의 열정을 엿볼 수 있다.
1958년 개봉한 김소동 감독(1911∼1988)의 영화 '돈'은 산업화 시기 농촌의 비극적 현실을 묘사한 영화다.
순박한 농사꾼인 주인공을 통해 당대 문제가 되었던 농촌 고리대, 사기꾼의 성행 등 농촌 문제를 가감 없이 드러냈다.
산업사회로 넘어가는 시기 열악한 농촌 현실을 사실적이면서도 비극적으로 묘사한 한국 사실주의 대표작이다.
1960년 개봉한 김기영 감독(1919~1998)의 '하녀'는 2층 단독주택으로 상징되는 중산층 가족과 그 집에서 신분 상승을 꿈꾸는 주인공 하녀를 통해 인간의 욕망과 억압, 공포와 불안 등 당대 한국 사회 긴장과 모순을 드러낸 한국영화사 대표 작품이다.
1961년 개봉한 신상옥 감독(1926∼2006)의 '성춘향'은 특수 렌즈로 찍은 촬영본을 넓은 화면에 생생한 색감으로 구현한 한국 최초 컬러 시네마스코프 영화다.
화려한 색감을 통해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등 한국 영화 산업의 기술적 변화를 보여준다. 1960년대 최고 흥행작이자 해외 영화제 출품작으로 국내외에서 인정받아 영화사적 의의가 높다.
국가유산청은 "이번에 등록 예고된 영화 네 건은 근현대기의 사회상과 생활상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며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되면 기존 등록된 영화 8건과 함께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보존·관리되어 향후 미래 세대에 한국영화 가치를 알릴 수 있는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에 등록된 영화는 '청춘의 십자로'(1934년), '미몽'(1936년), '자유만세'(1946년), '검사와 여선생'(1948년), '마음의 고향'(1949년), '피아골'(1955년), '자유부인'(1956년), '시집가는 날'(1956년) 등이다.
국가유산청은 이번에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예고한 영화들에 대해 30일간 예고기간 중 수렴된 의견을 검토하고 근현대문화유산분과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등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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