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싱가포르 HSA AI의료기기 임상시험 지도 지침 공개
가이드라인 설명·국제협력 성과 등 안내하는 설명회도 개최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식품의약품안전처 소속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이 싱가포르 보건과학청(HSA)과 '인공지능(AI) 의료기기 임상시험 가이드라인'을 공동 개발해 공개한다.
11일 식약처는 양 기관 홈페이지 공개되는 이번 가이드라인은 AI 중 기계학습(머닝러닝) 기반 의료기기 임상시험 수행과 관련된 지침이라고 밝혔다.
주요 내용으로 ▲임상시험 설계 ▲환자 및 시험 데이터 셋 선택 ▲임상 참조 표준 선택 및 임상데이터 해석 ▲1차 유효성 평가 변수 및 결과분석에 대한 일반원칙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머신 러닝은 컴퓨터 프로그램이 데이터 처리 경험 등을 학습해 정보 처리 능력을 향상하는 것으로 AI의 대표적인 기술이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앞으로 한국과 싱가포르에서 수행될 인공지능 의료기기 임상시험에 적용되며, 싱가포르 보건과학청이 제품을 인증·허가할 때 임상시험 수행 적절성을 판단하기 위한 기준으로 활용된다. 이를 통해 한국과 싱가포르 내에서 임상시험을 거쳐 허가받은 제품이 각자 상대국에서 인허가받을 때 걸리는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식약처는 2017년부터 안전한 인공지능 의료기기를 신속히 국민에게 공급할 수 있도록 세계 최초 AI 의료기기 허가·심사 가이드라인 등 허가·심사 및 임상시험 관련 가이드라인(10종)을 개발, 발간했다. 2024년 11월 말 기준으로 국내 AI 의료기기는 총 313건 인증·허가됐다.
또한 식약처는 인공지능 의료기기 국제 규제 조화를 위해 국제기구들과 꾸준히 협업해 왔다. 국제의료기기규제당국자포럼(IMDRF) 인공지능 의료기기 실무그룹 초대 의장을 역임하며, 국제 조화된 AI 의료기기 용어집 발간을 최초로 이끌었다.
국제의료기기규제당국자포럼은 의료기기 국제 규제 조화·단일화를 촉진하기 위한 미국, 유럽 등 11개국 규제 당국자 간 협의체이다.
이번에 최초로 공동 발간한 가이드라인은 한국·싱가포르간 협력을 더욱 단단히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병원, 업계 등에서도 이번 가이드라인이 제품의 임상적 효과와 한국·싱가포르 환자의 안전을 보장하고 인공지능 의료기기가 양국의 시장진입을 원활히 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호영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는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을 통해 개발된 인공지능 의료기기에 대한 임상 교차검증을 싱가포르 병원과 수행하고 있다"라며 "이번 공동 가이드라인이 임상적 효과를 검증하는 양국 간 협력 임상시험에서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교차 검증은 인종 및 지역 등 데이터 특성에 따라 AI 의료기기의 임상적 성능변화 여부 검증을 의미한다.
정영조 KT 상무는 "국내 의료기기 제조사나 스타트업이 해외로 진출 시 임상시험에 비용과 시간이 가장 많이 소요되는데, 의료기기 규제는 항상 큰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다"며 "국내에서 인정받은 임상시험이 타국에서도 그대로 인정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식약처는 이날 가이드라인 공개와 함께 의료기기 업체, 임상 연구자, 허가심사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공동 가이드라인의 주요내용과 디지털의료기기 국제협력 성과 등을 안내하는 '디지털의료기기 국제협력 및 업무설명회'를 같은 날 개최한다. 주요 내용은 ▲공동개발 가이드라인 소개 ▲싱가포르 HSA 등 아세안 국가 의료기기 인허가 제도 소개 ▲디지털의료제품법 소개 등이다.
강석연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장은 "국내 의료기기 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 지원 및 국내 규제의 국제조화를 위해 앞으로도 규제외교를 적극 추진하여 싱가포르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가와 협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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