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익갤러리서 31일까지
'storage story' 25점 전시
"더불어 살아가며 공유되는 이야기"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다시 한번 나라의 안정이 국민의 안정이라는 것을 실감하는 때다. 계엄선포와 탄핵정국으로 혼란한 가운데 한 해를 마감하며 감사의 전시를 마련한 화랑가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어수선한 '이 시국에 무슨 전시냐'는 반응 속 갤러리들은 "컬렉터들에 전시보러 오라는 인사도 조심스럽게 전하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뒤숭숭한 정치적 불안 상황으로 일상이 흔들리고 있지만 전시를 준비해온 작가와 약속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술로 위로와 응원을 전하는 입장에서 문을 닫을 수는 없다는 분위기다.
광화문 근처에 있는 서울 송현동 이화익갤러리도 망설이다 2024년을 마무리 하는 전시를 연다. 20년 만에 개인전을 마련한 김혜균 ‘storage story’를 11일 개막했다. 파스텔 색감으로 온 정성을 다한 신작 회화 25점을 선보인다.
"오랜만에 여는 개인전이라 많은 긴장과 설렘 속에 열심히 준비했는데 공교롭게 불안정한 국가정국을 맞이하여 전시 초대하기에도 조심스럽습니다. 추운 날씨처럼 마음도 서늘하고 어수선한 요즘이지만, 저의 그림이 누군가에게 작지만 따뜻한 위로가 되어주길 바랍니다."(작가 김혜균)
인형은 존재의 근원과 존재의 관계를 의미한다. 겹겹이 작은 인형들이 들어 있는 오브제는 이처럼 혼자서 존재 할 수 없는, 끊을 수 없는 관계들로 존재하는 자아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서 끊임없는 만남과 관계, 그리고 그 속에서 더불어 살아가며 공유되는 이야기들을 전하고자 한다"고 했다.
단단한 수평의 지지대 위에, 넘어져도 바로 일어서는 오뚜기같은 동글동글한 사람들이 서 있다. 한쪽으로 기울어짐도, 쉽게 흔들리거나 충격에 무너져 내림도 없는 아주 견고한 그 곳은 무엇을 올려놓아도 가능한 곳이다. …어린아이들은 안정감 속에서 내일을 꿈꿀 수 있고, 어른들은 지난 간 일들을 기억하며 미소 짓고 다시 나아갈 힘을 얻는 곳. 어제의 나에게 인사하고 내일의 나를 기대하는 곳. 내가 있고 너가 있고 우리가 있는 곳. 먼지가 내려앉듯 삶이 적히고 마음이 담기고 흔적이 머무는 곳. 그 곳이 바로 내 그림 속의 ‘storage’이다."(김혜균 작가노트 중)
"어렵고 어수선한 시국이지만 일상을 멈추지 말고 예술로 마음의 위안을 얻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다. 그것이 또한 예술의 역할중 하나라고 생각한다.(이화익 갤러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