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워진 수능에 의대 증원…국·수·영 보다 '사탐런' 탐구 힘 세져

기사등록 2024/12/05 14:48:34

최종수정 2024/12/05 17:56:16

만점자 11명…최고표점 국어 11점, 수학 8점 하락

의대 증원에 업계에서 최상위권 변별력 저하 우려

"사탐 2과목 또는 과탐 2과목 합이 국·수 보다 높다"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고사장에서 나오고 있다. 2024.11.14. km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고사장에서 나오고 있다. 2024.11.14.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지난해보다 쉬웠던 것으로 평가되면서 의대 등 최상위권 변별에 다소 어려움이 예상된다. 주요 영역은 한 두 문제로 당락이 갈릴 수 있고 상대적으로 어렵게 출제됐던 탐구 영역이 대입 승부처로 꼽힌다.

5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공개한 2025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에 따르면, 최고 표준점수는 국어 139점, 수학 140점으로 국어는 11점, 수학은 8점 각각 줄었다.

표준점수는 시험이 쉬워 평균이 상승하면 높아지며 수능 난이도 척도도 된다. 절대평가인 영어 역시 1등급(90점 이상)이 6.22%로 지난해(4.71%)보다 다소 많아졌다.

이번 시험은 대체로 적정 난이도를 갖춘 시험으로도 풀이된다. 표준점수 추이를 보면 '물수능' 논란을 샀던 9뭘 모의평가보다 어렵지만 조금 더 가까웠던 수준으로 판단된다. 너무 어려운 6월 모의평가나 지난해 수능보다 쉽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통합 수능(공통+선택과목)으로 치러진 2022학년도 이래 가장 적절한 난도"라며 "최상위권 증가로 변별력 확보가 관건이나 한 줄로 세워 선발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단, 모집인원이 1509명 늘어난 의대 입시에서는 이번 수능을 두고 변별력 문제가 여전하다는 지적도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국어, 수학 모두 지난해보다 변별력이 크게 약화한 것"이라며 "의대 모집정원 확대 속 최상위권에서 정시 경쟁이 치열해지겠다"고 지적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국어, 수학, 영어 모두 전년도 수능에 비해 평이하게 출제돼 상위권 변별력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 됐다"고 평가했다.

만점자~1등급 표준점수차는 국어가 8점차, 수학은 9점차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어는 17점차, 수학은 15점차였다. 이 차이가 크고, 점수대별로 응시생이 빠짐 없이 배치될수록 대학이 표준점수를 통해 상위권을 변별하기 쉽다.

이 구간의 넓이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만큼, 일각에서는 '최상위권 변별력이 반토막 났다'는 표현도 나온다.

대다수 입시 전문가들은 쉬워진 주요 영역 대신 탐구가 최대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평가한다.

특히 사회탐구 9과목 중 6과목의 최고 표준점수가 1년 전보다 올랐다. 생활과윤리는 77점으로 12점 치솟았다.

이른바 '사탐런(run)' 현상으로 사회탐구 응시생이 늘면서 출제본부가 난이도에 상당한 공을 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소장은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이 국어에 비해 높게 나타났지만 국·수 영역 간 영향력의 차이나 유·불리 현상은 축소될 전망"이라며 "그 틈새를 어렵게 출제된 탐구영역이 들어가 변별의 도구로 쓰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세종=뉴시스] 최근 3년간 대학수학능력시험 탐구 영역 과목별 표준점수 추이. (자료=이투스교육평가연구소 제공). 2024.12.05. 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 최근 3년간 대학수학능력시험 탐구 영역 과목별 표준점수 추이. (자료=이투스교육평가연구소 제공). 2024.12.05. [email protected]
임 대표도 "각 대학별 탐구 영역 표준점수 발표 상황에 따른 유불리 대학 파악이 중요하겠다"고 내다봤다.

사회탐구에서 응시 인원이 가장 많은 생활과 윤리(77점), 사회·문화(69점) 둘의 최고 표준점수를 더하면 146점이고, 의대 등 자연계 지망생이 주로 치르는 과학탐구는 생명과학Ⅰ(70점), 지구과학Ⅰ(72점)의 합이 142점이다.

모두 국어(139점)와 수학(140점) 최고점보다 높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그만큼 탐구 변별력이 높아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에 정시 전형에서 탐구 영역의 영향력이 높아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물론 대다수 대학은 탐구 영역의 표준점수를 그대로 활용하지 않고 변환하거나 자체 산정 방법으로 변형한다.

사회탐구와 과학탐구의 과목별 격차를 줄이기 위해 단순히 등급별로 같은 점수를 적용하는 경우가 있고, 계열별로 사회탐구나 과학탐구에 더 가산점을 줄 수도 있다.

이 소장은 "변환 표준점수는 사탐과 과탐 점수를 별도로 적용하는 대학보다 사탐·과탐을 동일 점수로 조정하는 공통 점수를 활용하는 대학이 증가 추세에 있다"고 전했다.

동점자 발생시 당락을 가르는 방법도 살필 필요가 있다.

예컨대 서울대 정시 일반전형은 내신을 함께 반영하는 2단계까지 동점자가 발생하면 수능 영역별 표준점수 및 등급, 그 다음 내신 등의 결과 순으로 합격자를 선발한다.

부산대 의대는 동점자가 발생하면 9단계로 합격자를 가린다. 수능 성적→수능 수학→탐구 2과목 합산→국어→영어→탐구 상위 1과목→한국사 등급→탐구 2과목 백분위, 마지막으로 학업역량평가(내신)다. 이런 경우 수학을 상대적으로 잘 봤다면 다른 동점자 보다 유리한 셈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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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워진 수능에 의대 증원…국·수·영 보다 '사탐런' 탐구 힘 세져

기사등록 2024/12/05 14:48:34 최초수정 2024/12/05 17:5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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