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원화거래소 일 거래량 '연중 최고치'
업비트에서만 41.2조원…평소 4배
업계 2위 빗썸도 9조원 거래
패닉셀과 저가매수세 뒤엉켜…거래량 폭발 배경
거래소들 "당국과 변동성 점검 예정…서버 확충도"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업비트·빗썸 등 국내 코인거래소들의 접속이 1시간가량 마비됐다. 공포에 빠진 국내 투자자들의 매도(패닉셀) 물량이 대거 쏟아진 영향이다. 저가 매수를 위한 자금까지 뒤이어 유입되면서 5대 원화거래소들의 일 거래량은 51조원으로 폭발했다.
4일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국내 5대 원화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하루 거래량은 51조1969억원을 기록했다. 연중 최고치다.
직전 연중 최고치는 34조7000억원이다. 이날 하루 만에 47% 넘게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거래소별로 살펴보면 ▲업비트(41조2193억원) ▲빗썸 (9조895억원) ▲코인원(5915억원) ▲코빗(2689억원) ▲고팍스(277억원) 순으로 나타냈다. 업계 1·2위 업비트·빗썸 거래량만으로 50조원을 넘긴 셈이다.
특히 업비트 거래량은 평소 대비 4배 넘게 불어났다. 업비트는 최근 가상자산 불장이 도래하면서 일평균 10조원대 거래량을 유지해 왔다.
거래량이 하루 만에 폭발적으로 불어난 배경은 전날 계엄 후폭풍이다. 혼란에 빠진 국내 투자자들이 패닉셀에 나서면서 코인런(가상자산 대량 인출)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여기에 반대로 글로벌 시장과 연관성을 고려한 저가 매수세까지 뒤엉키면서 거래량 폭증은 더욱 심화했다.
국내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가상자산의 높은 변동성을 인지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사상 초유의 계엄령 발표에 따라 혼란을 겪으면서 무더기로 매물을 던졌다"며 "이후 국내 특수성을 파악한 투자자들의 저가 매수도 늘면서 거래량이 더욱 폭발했다"고 말했다.
이 여파로 업비트와 빗썸 등 국내 대형 거래소들은 1시간가량 접속이 멈추기도 했다. 계엄 발표 직후 트래픽이 일시적으로 몰린 결과다.
또 다른 대형 거래소 관계자는 "전날 접속 마비 현상에 대해 내부적으로 체크하고 있다"며 "금융당국과도 소통하면서 변동성 요인이 될 만한 것들을 함께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버 확충 등 재발 방지를 위한 방안을 다방면으로 보충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비트코인, 계엄 여파로 국내에서만 32% 폭락…이유는
역김치프리미엄은 김치프리미엄의 반대말로, 가상자산의 국내 가격이 해외 가격보다 낮은 경우를 말한다.
쉽게 말해 전날 계엄 선포 직후 업비트의 비트코인 1개 가격이 바이낸스 등 글로벌 거래소의 가격보다 32% 더 떨어졌다는 의미다. 실제로 해외거래소에서 1억3000만원대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계엄 선포 22분 만에 국내 거래소에서만 8800만원대로 폭락했다.
앞서 비트코인이 지난 3월 1억원을 사상 최초로 돌파했을 당시 김치프리미엄이 +10%까지 치솟은 적은 있지만, 마이너스(-)로 두 자릿수 이상 벌어진 기록은 없었다. 최근에도 해외 거래소 거래량 증가로 역김치프리미엄이 발생했지만 -1%대를 넘기지 않았다.
다만 간극은 2시간 만에 메워졌다. 이날 새벽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키면서 비트코인 등 대부분 가상자산이 회복세로 전환한 것이다. 김치프리미엄도 원래 간격으로 돌아왔다.
이후 윤 대통령이 국회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에 따라 비상계엄 해제를 선포하면서 반등세까지 보이고 있다. 현재 대부분 가상자산이 계엄 선포 전보다 높은 가격대에 거래 중이다.
이날 오후 4시 빗썸 기준 비트코인은 전날 대비 5.64% 오른 1억3543만원을, 이더리움은 8.94% 뛴 518만원을 각각 기록했다.
주요 알트코인 중에서는 리플이 전날 대비 10.54%, 도지코인이 9.09%, 월드코인이 12.90%, 트론이 76.11% 각각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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