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선포 후 폭등한 환율 떨어졌지만 1400원대
"안그래도 어려운데 경제파장·기업활동제약 우려"
"정치불안정 국제적 증명…국내외 투자경색 우려"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발표 후 제약바이오업계가 경제적 파장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안 그래도 불경기와 의·정 갈등에 신음하는 상황에서 비상계엄이 기업 경영에 또다른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밤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 후 치솟은 환율에 따른 경영 부담 증가와 정치적 불안정에 따른 국내외 투자 경색을 우려하고 있다.
앞서 전날 오후 10시25분쯤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후 비상계엄 해제요구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며 6시간여만에 계엄령이 해제됐다.
계엄령은 해제됐으나 업계는 "한국의 정치적 불안정을 국제적으로 증명한 셈"이라며 기업 경영활동과 산업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경제적 파급이 클 것 같아 우려된다"며 "우선 증시가 영향을 받고 있고, 대부분 상장사들인데 기업가치에 타격 받게 된다. 제약업계가 금리와 의정갈등 영향으로 안 그래도 어려운데, 정치적 불안정 때문에 기업 활동에 더 제약 생길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국내외 투자 경색 우려도 짙어졌다. 투자를 유치해야 신약 개발 동력을 마련할 수 있는 바이오벤처, 글로벌 기업과 기술 거래를 하는 산업 성격상 불안정성이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해외 파트너사의 국내 기업 투자 경향이 경색될 것으로 우려된다"며 "국제적으로 한국의 정치적 불안정성을 스스로 증명한 사례이고, 계엄은 해제됐지만 탄핵 국면 조성 등 또다른 혼란이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바이오협회 이승규 부회장은 "바이오벤처는 경영 초기에 투자를 받아야하는데, 펀드는 사회적 불안정과 금리에 민감하다"며 "신약 개발 특성상 모험자본의 성격을 가지는 바이오 기업이 불안 정국 가동으로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길게 볼 때 해외 투자 불안정이 특히 걱정된다"고 말했다.
환율 변동에 따른 가치 하락 우려도 커지고 있다. 비상계엄 선포 직후 원·달러 환율은 1444원대까지 폭등한 후 떨어졌지만 아직 14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글로벌 임상시험과 특허 출원을 진행하고 해외 CRO(임상시험 수탁기관)들에 비용을 지급하는 기업들에게 달러 강세는 부담을 높인다"고 말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기업은 대부분 원료를 수입하는데, 환율이 높아지면 비용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환율 변동에 따른 가치 하락은 경영 성과에 타격을 미친다"며 "전쟁 위협, 국가적 비상상황 발생 등은 산업의 예측가능성과 국가적 신뢰를 저해할 수 있기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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