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들 국회 창문 꺠고 국회 난입해
헬기·장갑차 등장에 1년 전 영화 회자
'서울의 봄' 12·12 군사쿠데타 영화화
극 중 군인 서울 장악하는 모습 담겨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군이 국회에 난입하는 상황 등이 벌어지자 온라인상에선 지난해 11월 공개된 '서울의 봄'이 다시 회자됐다. '서울의 봄'은 전두환과 노태우가 주도한 12·12 군사쿠데타를 영화화했다.
국회 앞에서 군인과 시민이 대치하고 헬기와 장갑차가 서울 시내에 들어와 있는 모습이 방송과 소셜미디어로 생중계되자 '2024년판 서울의 봄'이라는 얘기가 급속도로 퍼져나가며 X(옛 트위터) 등 일부 소셜미디어 실시간 트렌드 키워드에 '비상계엄'과 함께 '서울의봄'이 등장했다.
'서울의 봄'은 지난해 11월22일 공개된 작품이다. 배우 황정민과 정우성이 주연하고 김성수 감독이 연출했다. 1979년 10월26일 박정희 대통령이 암살된 직후 비상계엄이 선포되고 계엄사령관이 된 전두환이 그해 12월12일에 노태우 등과 함께 군사반란을 일으킨 사건을 그렸다. 이 작품은 전두환 등 군인들이 정권을 탈취하는 과정을 긴박하게 담아내 호평 받았다.
이번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서울의 봄'이 다시 언급된 건 이 영화에 군인들이 서울을 장악하는 모습이 담겼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극 중 전두광(전두환) 등은 광화문 등 서울 곳곳을 탱크와 장갑차로 틀어 막는다. 윤 대통령 비상계엄 선언 후 군인들은 국회 창문을 깨고 들어가는 것은 물론 장갑차를 서울 시내에서 몰다 시민들에 가로 막히기도 했다. 또 국회 상공엔 군용 헬기가 떠다녔다.
이 장면들이 방송사 카메라와 스마트폰을 통해 확산하자 '서울의 봄'이 떠오른다는 얘기가 온라인상에 쏟아졌다. 일부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극 중 대사를 인용해 "성공하면 혁명 실패하면 반역 아닙니까"라고 하기도 했고,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언 후 한 잔 하고 있겠다'는 식으로 조롱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밤 10시25분께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담화를 통해 "종북 세력을 척결하고,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야 의원 190명은 150여 분 뒤인 4일 새벽 1시 국회에서 본회의를 열고 만장일치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했다. 윤 대통령을 이를 받아들여 국무회의를 열어 비상계엄을 해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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