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인력양성·R&D 지원 나서야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AI(인공지능) 신약 개발이 전 세계 트렌드로 떠오른 가운데, 미국·중국 등 바이오 선진기술을 가진 국가에서는 AI 신약 개발이 성장하고 있으나 국내의 경우 지원 미흡에 따라 여전히 성장세가 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보건산업브리프 ‘AI 신약 개발 글로벌 시장 및 협력 현황’에 따르면, AI 신약 개발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3년 9억270만 달러(한화 약 1조2651억원)에서 오는 2028년에는 28억9360만 달러(약 4조553억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통적인 신약 개발에는 10~15년 기간과 평균 1조~2조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되고 약 1만개 후보물질 중 1개(0.01%)만이 신약으로 출시되는 반면, AI 신약 개발은 비용과 시간을 크게 절감시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제약기업들은 신약 개발 시간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 AI와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혁신 협력을 매년 확대하고 있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도 AI 신약 개발 관련 승인 요청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AI 신약 개발을 통해 임상 1~3상을 진행 중인 약물 건수는 지난해 기준 67건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성장에도 불구하고 국내 AI 신약 개발은 상대적으로 정체된 것으로 분석된다.
매년 AI 산업의 규모와 수준을 평가하는 ‘글로벌 AI 인덱스 2024’ 조사에 따르면, 1위 미국, 2위 중국, 3위 싱가포르, 4위는 영국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전년과 동일한 종합 6위를 유지했으나, 인재와 운영환경 부문에서는 각 13위(2023년 12위)와 35위(2023년 11위)를 차지하면서 전년 대비 순위가 하락했다.
김민석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제약바이오산업단 제약바이오산업지원팀 연구원은 “글로벌 AI 신약 개발 기업들은 대규모 투자나 인수합병 등으로 자본력을 확보해 부족한 인프라(인력 포함)를 개선하는 양상을 보이지만,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부족한 국내 AI 신약 개발 바이오 벤처들은 개선에 한계가 있어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신약 개발 패러다임이 실험에서 빅데이터로 전환되면서 AI 신약 개발 인력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국내에는 융합형 전문 인력이 부족해 정부가 인력 양성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또 정부의 AI 관련 연구개발 지원이 초기 단계인 ‘후보물질 발굴’과 ‘AI 모델’ 예측 성능 향상에 국한돼있어 선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연구개발 지원은 미흡한 실정”이라며 “제약바이오 산업 가치 사슬 전반에 디지털 전환이 예상되는 만큼 임상연구와 시판 후 사후 추적단계까지 AI 기술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국내 AI 신약 개발 기업의 성장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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