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지하철 파업에 출장 취소했다가 다시 번복
취소 4시간 만에 재추진 "자칫 누가 될까 생각해"
4~11일 인도 델리·첸나이, 말레이 쿠알라룸푸르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4일부터 11일까지 6박8일간 일정으로 계획한 인도·말레이시아 출장을 하루 앞두고 취소했다가 번복하고 다시 출장길에 오른다.
당초 5~6일 예고된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과 서울교통공사 노조의 총파업에 대응하기 위해 출장을 전격 취소했지만, 취소 시 오히려 협상 교섭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판단하고 예정된 일정을 소화하기로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3일 오후 3시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파업을 예고함에 따라 출장을 떠나는 데에 발이 무거웠다"며 "시민들이 불편을 느낄 수 있는 상태에서 자칫 시민에게 누가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오전에 혼선이 있었다.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기에 있으면 노사 간 협상 과정에서 오히려 내 존재가 걸림돌이 될 수 있겠다는 판단을 했다. 출장길에 오르는 것이 오히려 노사 간의 허심탄회한 협상을 진행하는 데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예정됐던 일정을 진행하기로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앞서 시는 이날 오전 9시30분께 오는 5~6일 예고된 코레일과 서울교통공사의 파업으로 시민 불편이 예상됨에 따라 서울시장의 인도·말레이시아 공무국외출장을 취소한다고 알렸다.
당초 신선종 대변인은 출장 계획 취소를 공지하면서 "인도 방문은 오래 전부터 준비했지만 코레일과 서울교통공사의 동시 파업 선언과 일정이 중복돼 이 같은 결정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미 지하철 총파업이 한 달 전부터 예고된 상황에서 외교적 결례에도 불구하고 출발 하루 전에 해외 출장을 취소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번 해외 출장은 수 개월 전부터 계획된 것으로 현지 일정이 모두 확정된 상태였다.
그러나 시는 출장 취소를 결정한 지 4시간 만인 오후 1시 30분께 출장을 다시 추진한다고 알려왔다. 출장을 하루 앞둔 상황에서 취소와 번복을 오가는 등 혼선을 빚었다.
신 대변인은 "시장이 파업 전 교섭을 앞두고 출장을 취소하는 것은 오히려 공사 교섭력을 약화하고 자율권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출장을 다시 진행하게 됐다"고 했다.
오 시장은 예정대로 4일부터 6박8일 일정으로 인도와 말레이시아를 방문한다. 오 시장을 비롯한 서울시 대표단은 인도 델리·첸나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등 2개국 총 3개 도시를 방문한다.
오 시장은 인도 뉴델리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정책공유 포럼에서 기조발언을 하고, 인도공과대학 델리캠퍼스(뉴델리), 아시아태평양기술혁신대학(쿠알라룸푸르)을 찾아 교육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오 시장은 이번 출장에서 인도·말레이시아와 도시 간 교류방안을 공유하고 국민 평균 연령이 30세 이하로 젊은 국가인 두 나라의 유학생, 첨단 산업인력 등 글로벌 우수 인재 유치를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