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자제령에 당내 이견 없어…양측 냉각기
"특검법 연계 없을 것…가결되면 배신자로 찍혀"
의혹 해소 된 건 아니라 불씨는 남아 있어
[서울=뉴시스]최영서 기자 = 국민의힘이 내달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표결을 앞두고 당원 게시판 논란 확전을 내부적으로 자제하는 분위기다.
게시판 논란으로 촉발된 당내 계파갈등이 극에 달하자 친한계 일각에서 특검법 부결 단일대오에서 이탈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치자 냉각기를 갖기로 한 것이다.
특검법이 실제 가결될 경우 양측 모두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한 만큼 원내 의원들이 당분간 게시판 논쟁을 공개적으로 벌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다만 논란의 핵심인 한 대표 가족 연루 여부와 여론조작 의혹 등이 결론나지 않아 여전히 계파갈등의 불씨가 남아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29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의원총회에서 당원 게시판 논란에 냉각기를 갖자고 했는데 특별한 반응이 있었나'라는 질문에 "(의원들이) 공감하고 협조해주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당 내분 영향으로 특검법 이탈표가 많아질 수 있다는 우려에도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의원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고, 거기에 이탈을 우려 하는 분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실제 전날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추 원내대표가 "당원 게시판 관련 언급을 자제하고 경찰 수사를 기다리자"라는 취지로 발언한 데 대한 반발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친한계가 이번 논란과 특검법을 연계하려는 움직임 역시 현실적으로 내달 재표결 때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조정훈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친한계 일각의 주장에 대해 "아무리 당에서 내분이 있더라도 여당임을 포기하는, 집권당임을 포기하는 정권 붕괴법에 동의할 수 없는 것"이라며 "집권여당 대표 한동훈에게는 그런 선택은 없다"고 강조했다.
한 친한계 초선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이 문제에 관심 있던 사람들 자체가 특정 계파(친윤)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그 사람들이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으면 조용해질 것"이라며 "친윤계에 불만은 있지만, 특검법과 연계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중립으로 분류되는 한 수도권 의원은 "감정 싸움으로 특검법 가결은 못 시킨다"며 "가결되는 순간 당내 정치에서 배신자로 찍히는데, 누가 어떻게 하겠나"라고 봤다.
다만 친윤계가 요구하는 한 대표 가족의 연루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만큼 계파 갈등의 씨앗은 남아있다는 분석이 많다.
한 친윤계 인사는 "한 대표가 정치를 계속 할 텐데, 예를 들면 당내 쇄신이나 용산 쇄신을 주장하면서 다른 계파보고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경우, 그 사람들이 '네 가족부터 해결하라'고 되치기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이 김 여사의 고모를 언급한 것 역시 친윤계의 반발을 샀다. 앞서 신 부총장은 "김건희 여사 고모라는 분이 한 대표 집안에 대해서 '벼락 맞아 뒈질 집안이다'는 표현을 페이스북에 썼다"며 "다 알고 있지만 이런 걸 가지고 문제 안 삼는다"고 한 바 있다.
이에 김재원 최고위원은 "(김 여사 고모가) 당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서 그 난동을 부린 게 아니지 않나"라며 "개인적으로 자신의 SNS에 자기가 의사 표현한 걸 친인척 관계가 있다는 이유로 찾아내서 이것을 문제 삼는다는 거는 전혀 이 본질과는 맞지 않는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주진우 법률자문위원장은 당원 게시판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유튜버 이모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한 대표가 게시판에 글을 썼다', '한 대표에게 여론조작 댓글팀이 있다'라고 한 이모씨 발언이 허위사실이라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