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최윤서 인턴 기자 = 중국에서 독신 남성에게 신부값을 요구해 거액을 뜯어내고 결혼한 뒤 다양한 방법을 사용해 이혼하는 일명 '플래시 결혼'으로 이익을 챙긴 여성들과 결혼정보업체가 경찰에 붙잡혔다.
27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구이저우성 구이양시 경찰에 지난해 3월 이후 180여건의 중매 사기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 조사 결과 범행에 가담한 결혼정보업체들은 고객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지역 내 고급 사무실을 임대한 후 독신 남성들을 대상으로 영업에 나섰다. 동시에 이혼 이력과 빚이 있는 여성들을 모집해 '플래시 결혼'을 제안, 남성 고객을 대상으로 한 사기에 가담하도록 했다.
플래시 결혼이란 신부가 짧은 결혼 생활 후 남편의 약점이나 잦은 갈등을 이유로 이혼을 요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과정에서 결혼을 약속한 대가로 받았던 신부값을 반환하지 않거나 재산 분할을 요구한다. 신부들이 짧은 결혼 생활 후 도망치거나, 실종되는 것 역시 플래시 결혼에 속한다.
범행 과정에서 대다수의 남성 고객들은 결혼정보업체가 주선한 여성들을 만난 지 불과 며칠 만에 결혼에 동의, 계약을 맺고 신부값으로 수십만 위안을 건네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SCMP는 수차례의 플래시 결혼을 통해 3개월간 30만 위안(약 5800만원)을 벌어들인, 업계에서 악명이 높은 여성 A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2월 한 남성과 혼인신고를 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가정폭력을 주장하며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이혼 과정에서 17만 위안(약 3300만원)에 달하는 신부값을 돌려주지 않은 것은 물론 남성이 그녀를 위해 사준 자동차나 일부 재산까지 취득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A씨는 이혼 후에도 소개팅을 이어나갔고, 결혼정보업체 역시 그녀의 이혼 이력을 숨겼다고 한다.
또 이들의 사기 행각에 피해를 입었다는 한 남성은 현지 매체에 자신의 경험을 공유했다. 남성 B씨는 결혼정보업체에서 소개해준 여성과 이틀 만에 혼인신고를 했다. 또 신부 측에 11만 8000위안(약 2270만원)을 지불했다.
약 2개월간의 결혼 생활 동안 B씨의 아내는 B씨에게 집과 차를 사줄 것을 요구했고, 부부싸움도 잦았다고 한다. 이후 B씨의 아내는 이미 5명의 자녀가 있는 이혼녀라는 사실이 밝혀졌고, B씨가 환불을 위해 결혼정보업체를 재차 방문했을 때에는 이미 업체가 문을 닫고 잠적한 상태였다.
해당 업체에서 고객 서비스를 담당했다던 전 직원은 현지 매체에 "남성 고객들은 출신지와 무관하게 중국 전역에 걸쳐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며 "매일 40~50명의 고객이 소개팅 의사를 밝히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해당 업체들과 여성들을 사기 혐의로 기소하고 수사 범위를 확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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