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인재 52시간 예외" 반도체 업계, 유연 근무 촉구

[평택=뉴시스]이인준 기자 = 한국반도체산업협회가 28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주요 반도체 기업들과 고용노동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반도체협회 초청 고용노동부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업계는 대내외 경쟁환경이 심화되고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국내 반도체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현행 근로시간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정부에 전달했다.

반도체산업은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신속한 기술개발 및 생산력 확보가 경쟁력의 척도이며, 치열한 글로벌 경쟁상황, 급격한 기술패러다임 변화 등 대내외 시장 변화에 따른 유연한 대응도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남석우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CTO는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 환경과 각국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우리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국내 반도체 산업이 위기를 극복하고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인 협력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업계 참석자들은 현행 근로시간 제도에 반도체산업의 다양한 근로 환경 특성과 글로벌 경쟁환경 변화를 반영할 필요성이 있음을 건의했다.

특히 반도체 산업 내에서도 설계기업, 제조기업, 소부장 기업 등의 업무 특성이 상이한 측면이 있어, 보다 확대된 근로시간 유연성 부여가 시급하다고 강했다. 난이도가 높은 반도체 연구개발은 높은 수준의 전문성과 집중력이 요구되며, 생산 측면에서도 고객사의 발주량 변화 또는 품질 이슈 등에 따라 업무량 변동이 잦은 특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김정회 반도체협회 부회장은 "52시간 근무제도 예외 적용이나 탄력적 근로시간제, 선택적 근로시간제 등이 있지만 틀이 정해져 있어 유연성을 발휘하기 힘들다"며 "국회에서 '반도체 특별법'을 통해 근로 관련 유연성 문제가 논의되고 있는데 정부에서도 지금을 비상 상황을 받아들이고 함께 고민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간담회에 외부 전문가로 참석한 명지대학교 홍상진 교수는 반도체 산업을 월드컵에 비유하며 "어렵게 4강에 올랐지만, 이제 근로시간과 관련해 특히 수비수 말고 공격수가 어떻게 플레이해야 하는지 논의하는 시간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희성 강원대 교수도 "글로벌 초격차 뒤집히는 이유 중 하나는 핵심인재가 집중근로 못하는 현실"이라며 "경쟁력 확보와 건강권을 조화 시키기 위한 빙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기업들의 현장 애로사항을 듣고 노사간 상생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반도체 산업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악조건 속에 있다"며 "근로 시간 문제 외에도 저희가 할 수 있는 건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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