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재무리스크 우려에…'롯데월드타워'까지 담보로

기사등록 2024/11/28 07:00:00

최종수정 2024/11/28 07:44:15

[서울=뉴시스]롯데케미칼 대산공장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2024.10.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롯데케미칼 대산공장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2024.10.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지혁 기자 = 롯데케미칼이 수년 간 이어지고 있는 불황 속에서 재무구조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 짧은 시간 안에 업황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사업 비중 조절,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소재 사업 비중 확대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새롭게 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이 2013년 9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최근 10년간 발행한 회사채 14개에 기한이익상실(EOD) 원인 사유가 발생했다. 기한이익상실은 어떤 상황에서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빌려준 대출금을 만기일 전에 조기 회수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9월30일 기준 계약상 유지해야 하는 재무비율 중 3개년 누적 이자보상비율(EBITDA/Interest Expense)을 5배 이상 유지해야 한다는 항목을 충족하지 못했다.

재무 특약조건 미준수 사유 발생에 대해 순차적인 협의를 진행 중으로 내달 중 사채권자 집회를 소집해 특약사항을 조정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석유화학업계의 전반적 불황으로 실적 부진과 영업손실 확대가 계속되면서 현금 유동성이 약화된 게 배경이다.

롯데케미칼은 2021년 1조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나 이후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 중이다. 2022년 7626억원, 지난해 3477억원의 적자를 냈다. 올해도 3분까지 누적 영업손실이 6600억원으로 시장에선 올해 적자 규모가 7000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진머티리얼즈(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를 인수하고, 인도네시아 라인 프로젝트에 수조 원을 투입하는 등 공격적 투자에 나선 것이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이익 급락에 5조2000억원 규모의 라인 프로젝트, 2조7000억원 규모의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등 투자 확대"를 배경으로 분석하며 "해당 투자만 없었더라도 현 시점에서 순현금 포지션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롯데케미칼은 활용 가능한 보유예금 2조원을 포함해 가용 유동성 자금 총 4조원 상당을 확보, 안정적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어 회사채 상황에 대응할 수 있고, 부채비율 역시 약 75%로 견조한 재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11일 오후 6시부터 송출되는 롯데월드타워 빼빼로데이 미디어 파사드. (사진=롯데웰푸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1일 오후 6시부터 송출되는 롯데월드타워 빼빼로데이 미디어 파사드. (사진=롯데웰푸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나아가 롯데지주는 전날 롯데케미칼 회사채의 신용을 강화할 목적으로 국내 최고 랜드마크이자 그룹 핵심 자산인 롯데월드타워를 은행권에 담보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롯데케미칼의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확실하게 전달할 목적이다. "그룹 차원의 강력한 시장 안정화 의지를 담은 실질적 대책"이라고 롯데지주는 설명했다.

궁극적으로 수익성 개선이 당면 과제다. 그러나 중국, 중동의 설비 증설로 인한 공급 과잉, 원료 가격 상승 등으로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

롯데케미칼은 의존도가 높았던 기초화학 부문의 매출 비중을 2030년까지 60%에서 30%로 낮추고, 고부가가치 제품인 '스페셜티'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며 첨단소재, 정밀화학, 전지소재 부문을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투자 축소, 자산 매각 등도 함께 진행된다.

성낙선 롯데케미칼 재무혁신본부장(CFO)은 3분기 실적 발표 후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내년 시설투자(CAPEX)는 추가적인 검토를 통해 1조7000억원 수준까지 축소했다. 2025년 이후 시설투자는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을 초과하지 않는 수준에서 집행할 것"이라고 했다.

전유진 iM증권 연구원은 "내년 업황이 올해보다는 나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단기적으로 화학업체 전반적인 재무리스크가 높아지고 있어 센티멘털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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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재무리스크 우려에…'롯데월드타워'까지 담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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