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에서 무엇을 노렸나?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삼성전자가 2025년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한종희-전영현 '투톱 체제' 유지로 2인 대표이사 체제를 복원하고, DS(반도체) 부문별 사업책임제를 확립한다.

특히 파운드리 사업부문에 이례적으로 사장 2명을 배치하고, 전영현 부회장이 직접 메모리사업부를 맡은 것이 눈에 띈다. 김용관 사장을 승진시켜 DS부문 반도체 경영전략담당으로 앉힌 것도 의미심장한 인사라는 평이다.

27일 삼성전자 2025년 정기 사장단 인사에 따르면 이번 인사로 삼성전자에 '부회장'급 대표이사 체제가 다시 살아났다.

삼성전자 대표이사는 그동안 부회장급 인사들이 맡아왔고, 특히 DS부문은 ▲권오현 ▲김기남 등 최고참이 끌어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전임 경계현 전 DS부문장이 이례적으로 사장급으로 부문장을 맡았지만, 여러가지 부진으로 물러났고, 지난 5월 전영현 부회장이 다시 조직을 맡았다.

삼성전자는 DS부문 수장 교체 이후 한종희 DX부문장(부회장) 단독 대표이사 체제였으나, 전 부회장이 대표이사에 올라 반도체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설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2인 대표이사 체제를 복원한 배경으로 "부문별 사업책임제를 확립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이사가 사업부장을 겸임하는 직할 체제가 나온 점도 눈길을 끈다.

DX부문의 경우 한종희 대표이사가 그동안 VD(영상가전)사업부장, 생활가전사업부장 등을 겸직하는 일이 있었지만, DS의 경우 매우 이례적인 상황으로 평가받고 있다.

무엇보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가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AI(인공지능) 메모리 시장 주도권을 경쟁사에 넘겨준 가운데, 경험이 많은 선배 기수가 핵심사업의 경쟁력 회복을 직접 이끌라는 특명을 내린 것으로도 해석된다.

삼성전자 튝의의 성과주의 기반 인사 기조를 여실히 드러났다는 평가다.

이번 인사에서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등 주요 사업부장이 물갈이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업황 악화에도 주요 사업부의 수장들을 유임하는 결단을 내렸지만, 이번에는 대대적인 쇄신 인사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삼성전자는 DS부문의 대대적인 쇄신 인사를 통해 조직의 분위기를 바꿔나갈 전망이다.

첨단 공정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큰 파운드리사업부의 경우 한진만-남석우 2명의 사장을 전면에 내세워 돌파구를 마련한다.

한진만 신임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은 DS부문 내 D램·낸드플래시 설계팀, 전략마케팅실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고, 반도체 영업의 최전선인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DSA총괄을 맡아왔다. 그는 기술 전문성과 비즈니스 감각을 겸비했다는 평가다. 특히 글로벌 고객대응 경험이 많아 핵심 고객사를 상대로 사업 수주에도 유리한 인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한 사장과 보조를 맞출 사장급 최고기술책임자(CTO) 보직도 신설했다.

남석우 CTO는 반도체 공정개발과 제조 전문가로 반도체연구소에서 메모리 전제품 공정개발을 주도해 왔다. 그는 메모리·파운드리 제조기술센터장, DS부문 제조&기술담당 등의 역할을 맡으며 선단공정 기술확보와 제조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

또 삼성전자의 콘트롤타워격인 사업지원TF의 핵심 인사가 DS부문으로 배치된 것도 눈길을 끈다.

김용관 사업지원TF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해 DS부문의 경영전략담당을 맡았다. 김 신임 사장은 반도체 기획 및 재무업무를 거쳐 미래전략실 전략팀, 경영진단팀 등을 경험한 전략기획 전문가다.

특히 반도체 전문가로서 불확실한 반도체 시장 상황에서 DS부문의 새 도약과 경쟁력 회복에 앞장 설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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