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KBS 2TV '동물은 훌륭하다'가 개 도살업자 미화 논란에 휩싸였다.
사단법인 동물자유연대는 26일 "동물은 훌륭하다에 항의·정정 방송을 요구했다"며 "올바른 반려문화를 형성하겠다던 방송에서 도리어 동물학대자를 옹호하고 미화했다. 2회는 집 잃은 반려견이 건강원에서 도살당한 사건을 주제로, 오직 가해자 입장에서만 내용을 구성했다. 피해자 목소리 대신 가해자 변명과 포장만 담겼다"고 비판했다.
"사건 발생 7년이 지나도록 '오선이'의 죽음을 잊지 못한 반려인은 이 방송으로 인해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 방송에서 '35년을 속죄하는 마음으로 반려인에게 보답하고 싶다' 했던 도살업자는 정작 오선이 반려인에겐 단 한 번도 진심어린 사과를 건넨 적이 없다. 그가 운영하던 업소는 오선이를 살해하기 한 달 전쯤에도 뜬장을 탈출한 개를 올무로 끌고 다니고 목을 조르다 도살해 적발되는 등 동물학대 온상으로 악명 높던 곳이다."
동물자유연대는 "제작진은 명백한 동물학대 사건을 다루면서도 피해자 고통을 조명하는 대신 오히려 도살업자 입장만을 대변했다"고 지적했다. "현재 애견목욕숍을 운영한다는 업자와 딸이 등장해 '주인이 있는 개인지 몰랐다' '속죄하는 마음으로 보답하고 싶다'는 등의 말을 하는 장면을 그대로 송출했다. 스튜디오에서 영상을 본 출연자들은 '마음의 짐을 갚아나가는 것 같다'는 등 도살업자를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며 "피해자와 가해자가 분명한 동물학대 사건임에도 가해자 편에서 그의 목소리를 대변한 것은 명백한 2차 가해로서 조속한 사과와 정정 방송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23일 방송한 동물이 훌륭하다에선 '래브라도 리트리버종 오선이 학대 사건'을 다뤘다. 2017년 집 잃은 반려견 오선이가 납치, 탕제원에 팔려간 뒤 식용으로 도살당해 공분을 삿다. 당시 탕제원 주인 A는 오선이를 훔친 사람으로부터 4만원을 받고 도살했다. 오선이는 빨간색 목줄을 해 유실견임을 알 수 있었으나, A는 보호자를 찾지 않고 도살해 일명 '개소주'로 판매했다. 방송 후 논란이 일자, 제작진은 시청자 게시판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VOD 다시 보기 서비스도 중단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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