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외인 선수로 타자 푸이그·카디네스, 투수 로젠버그 영입
용병 투수 1명·타자 2명 구성…키움 "투수 육성·장타력 보강"
[서울=뉴시스]문채현 기자 = 2024시즌 KBO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던 키움 히어로즈가 새 시즌 용병 기용에 과감한 도전을 시도했다. 키움은 다음 시즌 외국인 타자 두 명과 함께한다.
키움은 지난 26일 "새 외국인 타자 야시엘 푸이그와 루벤 카디네스, 새 외국인 투수 케니 로젠버그를 영입했다"며 "외국인 선수 로스터를 타자 2명, 투수 1명으로 구성해 내년 시즌을 준비한다"고 발표했다.
KBO 각 구단은 외국인 선수를 3명까지 보유할 수 있다. 3명 전원을 동일 포지션으로 등록할 수 없는 만큼 투수 2명에 타자 1명으로 용병을 구성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외국인 선수 등록이 3명으로 늘어난 지난 2014년 이래, 용병 타자 두 명으로 시즌을 시작한 구단은 없다.
2015년 신생팀 특혜로 외국인 4명을 보유하던 KT 위즈와 2019년 삼성 라이온즈, 2020년 SK 와이번스가 시즌 도중 대체 선수로 타자를 영입하면서 용병 타자 두 명을 기용했던 것이 전부다.
용병 자리가 단 두 개뿐이던 지난 2009년 히어로즈는 외야수인 덕 클락과 클리프 브룸바로 그 자리를 채우기도 했다.
이례적인 선택에 대해 키움은 "지난 시즌 팀의 약점과 보완이 필요한 점들을 파악했고, 특히 공격력 강화의 필요성에 대해 의견이 모였다"며 "팀의 방향성과 젊은 선수들의 성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당장 키움의 마운드를 향한 우려의 시선은 적지 않다.
올 시즌 23승을 합작했던 외국인 듀오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와 아리엘 후라도의 빈자리를 채우기는 쉽지 않다.
새로 영입한 로젠버그는 마이너리그 통산 163경기에 나서 719⅔이닝을 던지며 52승 38패 평균자책점 4.06에, 메이저리그에서도 17경기 2승 3패 평균자책점 4.66을 적어냈다.
하지만 아무리 믿음직한 투수라 하더라도 두 사람의 몫을 해내긴 쉽지 않다.
이에 키움은 젊은 투수들로 선발진을 구축할 계획, 성장에도 함께 초점을 맞출 생각이다.
키움 관계자는 "지난해와 올해 드래프트를 통해 좋은 선수들을 많이 뽑았다. 이번 시즌 역시 물론 시행착오는 있었지만 국내 선발 투수들이 많이 성장했음을 확인했다"며 "스프링캠프를 통해 선발로 뛸 수 있는 자원들을 추려 로젠버그를 중심으로 선발진을 구성할 것"이라고 전했다.
올해 키움은 역대 최다인 신인 선수 6명과 함께 시즌을 시작했고, 김윤하, 전준표, 김연주 등은 각자의 자리에서 한 시즌을 소화해 냈다.
지난 9월 202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역시 키움은 전체 1순위 정현우를 비롯, 김서준(1라운드 7순위) 등 투수 8명을 지명하며 젊은 자원을 확보했다.
키움은 다음 시즌 젊은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그 이후의 미래를 함께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대신 키움은 장타력을 잃었던 타선을 용병을 통해 급선무로 보강했다.
2년 연속 리그 최하위에 머문 키움은 홈런 숫자도 순위표 바닥을 헤맸다.
키움은 2023시즌 홈런 61개에 그쳤고, 올해는 그보다 많은 104개를 때려냈으나 2년 연속 팀 홈런 최하위를 피하진 못했다.
팀 홈런뿐 아니라 장타율도 저조했다. 올 시즌 팀 장타율은 0.380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낮았다.
여기에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노리는 김혜성마저 팀 전력에서 이탈하게 되면서 키움 타선을 향한 우려는 더욱 커졌다.
MLB 출신 푸이그와 지난해 삼성에서 활약했던 카디네스를 영입한 키움은 "장타력을 갖춘 두 선수의 합류로 타선의 무게감이 달라졌다. 국내 타자들과 시너지를 낸다면 내년 시즌 더욱 강력한 공격 야구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두 선수의 장타력과 타점 생산 능력이 팀 타선에 큰 보탬이 돼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검증된 거포 두 명을 영입한 키움은 장타력 보강은 물론, 팀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 투수 육성까지 다음 시즌 두 마리 토끼 사냥을 위한 도전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