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대한제국 시대 이화문 장식등이 100여년 만에 덕수궁 돈덕전으로 돌아왔다.
국가유산청 덕수궁관리소는 오는 27일 돈덕전에서 특별전 '모던라이트, 대한제국 황실 조명'을 개막한다.
이 특별전은 개항 후 전기가 도입되어 덕수궁에 근대 조명기구를 설치해 근대국가의 면모를 갖추고자 했던 대한제국의 노력과 시대상의 변화를 조명하는 전시다.
이번 특별전에는 개항 후 덕수궁의 서양식 건축물을 비롯한 궁궐 내외에 설치됐던 장식등(샹들리에), 서양식 촛대, 석유등, 유리 등갓, 부속품 등 근대 조명기구 100여 점을 한자리에서 선보인다.
1904년경 덕수궁 돈덕전 건립 당시 접견실 회랑에 설치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샹들리에 '이화문 장식등'은 이번 전시를 계기로 100여 년 만에 제자리를 찾았다.
별도로 마련된 실감 영상실에는' 이화문 장식등'과 영상을 결합한 미디어파사드인 '모던 에이지 월'이 선보인다.
1부 '대한제국, 빛의 세계로 들어서다'에는 개항 후 미국에 파견된 보빙사의 건의로 ‘에디슨 전기회사’가 1887년 경복궁 건청궁에 첫 전등을 밝히고, 1898년 우리나라 최초 전기회사를 설립해 대한제국 황궁인 덕수궁에 첫 전등을 밝히기까지 과정을 연대기적으로 보여준다. '에디슨 전구', '덕수궁평면도' 등이 전시된다.
2부 '근대의 빛이 피어나다'에서는 근대 전환기 정치와 외교의 중심 무대였던 덕수궁의 서양식 건축물과 전등을 다룬다.
왕의 어진을 봉안하거나 그리는 장소였던 정관헌과 황실의 도서관이었던 중명전, 돈덕전까지 대한제국 선포 이후 덕수궁에 지어진 서양식 건축물들에 설치된 조명기구들을 볼 수 있다.
1900~1910년경 에디슨이 창립한 '제너럴 일렉트릭'에서 대한제국 국가 상징 문양 이화문을 넣어 제조한 '이화문 장식등'를 살펴볼 수 있다.
황금색 안료와 전구를 끼우는 소켓에 새겨진 상표, 당대에 발행된 신문 자료 등을 토대로 1904년경 돈덕전 접견실 회랑을 꾸미기 위해 주문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육각 거울방에서는 인터랙티브 영상을 통해 전등 가지마다 장식된 이화문이 만개해 빛으로 피어나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3부 '황실을 밝히다'에서는 덕수궁 내 서양식 건물 석조전 실내 장식과 공간별 특성에 맞춰 다채롭게 사용된 영국과 미국산 수입 조명기구 유물들을 선보인다.
이오니아식 장식 기둥과 고전적 문양으로 꾸며진 접견 공간에 놓였던 '화로형 스탠드' 한 쌍, 과 탁자나 침대 옆 협탁에 뒀던 '석유등'도 볼 수 있다.
특히, 서양식 연회나 접견 시 활용됐을 것으로 보이는 '화형 초받침'은 영국 빅토리아 여왕이 아꼈다고 전해진다. 요정 불빛처럼 빛난다는 의미로 '페어리 램프'로도 불렸다.
관람객이 요정을 불러내듯이 바람을 불면 만찬이 시작되는 체험형 영상도 마련됐다.
4부 '이화문, 궁궐에서 빛나다'에서는 황실이 창덕궁으로 옮겨간 이후 '이화문 유리 등갓' 등 덕수궁 조명기구가 선보인다.
1904년 덕수궁 대화재 후 재건되어 새롭게 설치된 함녕전과 덕홍전의 장식등과 유리 등갓, 대한문과 덕홍전의 '구형 유리 등갓;을 살펴볼 수 있다.
창덕궁 대조전 욕실에 달려있던 '트로자리에 등갓과 대청의 대형 장식등 중앙등에 걸려있던 '마쓰다램프'는 100여 년 전 제작품으로 종류별 각 1점씩 현존한다. 이들을 비롯해 가지각색의 이화문 유리 등갓 40여 점이 전시된다.
돈덕전 로비에 체험공간에서는 관람객이 덕수궁 각 공간에 설치된 다양한 조명기구 위치와 용도별 사용된 조명기구를 조합해 덕수궁 내부 공간을 꾸며 휴대폰에 QR코드 전송할 수 있다.
전시는 오는 2025년 3월3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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