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 미국 대선 이후 '트럼프 리스크'에 휘청인 코스피가 2500선을 회복한 가운데 연말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통상 코스피 지수는 10월에 꺾였다가 연말로 갈수록 강세를 보이는 패턴을 보이는데 올해에도 지수 반등으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코스피는13.98포인트(0.55%) 내린 2520.36에 장을 마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부과 예고에 3거래일 만에 하락 마감했으나 2500선을 지켜냈다.
코스피 지수는 올 들어 4.6% 하락했다. 지난 8월 이후 글로벌 증시 대비 상대적으로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10월과 11월 수익률은 각각 -1.43%, -2.15%로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세계 증시의 견조한 흐름에도 지난 5일 미 대선 이후 삼성전자와 2차전지주 급락으로 장중 2400선을 밑돌기도 했다.
박스권에 갇힌 코스피는 이달 저점 통과 이후 삼성전자와 은행, 조선, 자동차, 보험, 화학 등 낙폭 과대주들이 반등하며 지수 하방을 받쳤고, 글로벌 증시 대비 차별적인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트럼프 트레이드 약화와 미국 채권금리, 달러화 하향 안정세, 외국인 순매도 강도 완화 등에 힘입어 코스피 반등 탄력이 강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매년 12월을 앞두고 주식시장에서는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된다. 산타랠리란 증시가 연말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상승하는 현상을 뜻한다. 통상 코스피지수는 10월에 꺾였다가 11월과 12월로 갈수록 강세를 보이는 패턴을 반복해왔다. 연말 배당 기대감 등이 작용하면서 주가가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2기 내각 인선이 일단락됐고, 불안 심리가 정점을 통과하면서 채권금리와 달러 가치도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 하향안정(원화 약세정점통과)과 계절성(11월·12월 배당락 이슈)이 맞물리면서 외국인 현·선물 매수, 기관 프로그램 매수 유입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2기 정책 불안감 완화에 따른 미국 금리 및 달러 하락, 연말 소비 기대감에 따른 아마존 등 소비주 강세 등에 힘입어 상승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외국인은 여전히 4개월 연속 코스피 순매도로 일관하고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인 흐름 상으로 순매도 강도가 완화되고 있다는 점은 안도 요인"이라고 짚었다.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외국인들의 국내 증시 매도 압력은 크지 않아 최악이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외국인은 지난 8월 이후에도 4500억원, 11월 미국 대선 이후에도 5300억원 순매수를 보이고 있다"며 "외국인 투자가들은 반도체, 자동차, 화학, 건설, 미디어 섹터에 대해서는 매도우위이지만 기계, 조선, 통신, 유틸리티 업종에 대해서는 매수 우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반면 주가 반등에 대한 지속성을 놓고 우려의 시각도 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 주식시장은 횡보할 것으로 예상한다. 반등한다면 성격은 기술적이어서 차익실현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내년 1분기에도 대내외 경제는 뚜렷한 방향성 없이 물가와 금리의 하락은 더디고 제조업 경기는 바닥을 지나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성장주와 실적대비 저평가주, 낙폭과대 업종인 반도체, 자동차, 2차전지, 소프트웨어 등을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이경민 연구원은 "반도체, 자동차, 조선, 기계 업종은 추가 변동성 확대를 매집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2차전지, 인터넷, 제약·바이오 또한 단기 반등 이후 매물 소화 과정을 활용해 비중을 늘려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연구원은 "인터넷, 게임 주식 중에서 (트럼프 행정부와) 관련된 주식을 찾는 것이 좋다"며 "헬스케어 종목은 제약·바이오 기업에 부정적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의 미 보건부 장관 임명에도 여전히 중심에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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