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추호정 교수 연구팀, 무신사 사례로 플랫폼-브랜드 간 '공진화' 규명
[서울=뉴시스]주동일 기자 = 무신사가 패션에 특화된 버티컬 플랫폼으로서 신생 브랜드의 성장을 지원하는 인큐베이팅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 의류학과 추호정 교수 연구팀은 '2024 한국유통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관련 내용을 담은 '패션 버티컬 플랫폼의 생태계 공진화 연구 - 무신사를 중심으로' 학술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우선, 추호정 교수 연구팀은 무신사의 패션 플랫폼으로서 역량이 입점 브랜드와 무신사 플랫폼 간의 '공진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규명했다.
공진화는 생물학적 개체가 다른 개체들 및 주변 환경과 상호작용을 통해 공생 능력을 강화하는 과정을 뜻하는 표현이다. 커머스 생태계 내에서 플랫폼과 입점 판매자는 상호적응 과정을 통해 공진화를 경험할 수 있다.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은 경쟁적 시장 환경 내에서 생존을 위해 단순 거래 중개를 넘어 운영 전략을 차별화해 진화하고, 판매자(입점 브랜드)는 이러한 플랫폼 기능의 진화 과정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상호 적합성을 높여 공진화한다는 주장이다.
추호정 교수 연구팀은 지난 7월 무신사 입점 기간 1년 이상인 브랜드 500여개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해 ▲무신사 입점 이후 브랜드 성과 및 자산 변화 여부 ▲플랫폼으로서 무신사의 역량 및 평판에 대한 평가 등을 살펴보았다.
연구에 참여한 브랜드의 평균 업력은 5.9년, 연 매출은 17억7000만원으로 나타났다. 무신사를 통해 창출된 매출은 평균 3억6000만원으로 집계됐다.
먼저 입점 브랜드가 자체적으로 매긴 무신사 내 성과 평가에 대해서는 평균 3.4점(5점 만점)으로 대체로 만족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입점 브랜드들은 무신사가 일반적 커머스 플랫폼으로서 갖추고 있는 역량보다는 패션 시장에 특화된 패션 리더십 역량에 더욱 높은 점수를 매겼다.
패션 리더십 역량은 특정 플랫폼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단독 브랜드, 콘텐츠, 이벤트 등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의 측면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주요한 영역이다.
특히 업력이 짧고 브랜드 매출이 적은 브랜드일수록 무신사의 패션 리더십 역량이 브랜드의 성과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 크게 나타났다.
입점 브랜드가 무신사 플랫폼에서 비즈니스 관계를 지속할 의향이 있는지 묻는 조사에서도 평균 4.04점(5점 만점)으로 대부분의 브랜드가 무신사와 관계를 지속하길 원했다.
입점 브랜드가 플랫폼의 자원을 활용하는 성향에 따라 분석한 결과에선 브랜드가 플랫폼이 기존에 보유한 자원과 역량을 효율적으로 활용할수록 패션 리더십 역량의 효과가 크게 나타났다.
연구를 주도한 추호정 교수는 "무신사의 패션 리더십 역량이 신생 패션 브랜드의 성장에 더욱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무신사가 한국 패션 생태계 성장에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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