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전쟁 지원하면서 핵심 무기 지원은 너무 느려
트럼프, 1기 재블린 판매 승인처럼 신속한 전쟁 종결에 도움될 수도
“리튬, 희토류 등 핵심 광물 자원 러시아에 넘기는 안돼” 설득 포인트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우크라이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러시아와 싸우는 자국을 돕는 것은 자선사업이 아니라 미국에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되고 비용 효율적인 지정학적 기회라는 점을 설득하려고 한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트럼프 당선인이라는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우크라이나 관리와 기업 관계자들은 ‘강력한 우크라이나’가 트럼프의 정치적 목표에 더 유용하다는 생각을 설득할 방법을 생각해 내고 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조 바이든 대통령보다 더 빠르고 단호하게 행동할 것이라는 신중한 낙관론까지 표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트럼프의 외교에 대한 ‘거래적 접근 방식’을 이용해 러시아의 진격을 막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는 방법을 찾는데 고심하고 있다.
트럼프와 지지자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지속이 미국 납세자들에게 너무 많은 부담을 주어 지원을 중단하고 러시아에 영토를 양보하도록 압력을 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그럼에도 트럼프가 오히려 우크라이나 공정하다는 방식으로 전쟁을 끝낼 수도 있다고 기대하는 이유는 무얼까.
조 바이든 행정부의 지원이 너무 느렸던 반면 트럼프는 ‘치명적 무기’를 우르라이나에 직접 판매한 첫 미국 지도자였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트럼프는 집권 1기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오랫동안 판매를 거부했던 견착식 대전차 무기 재블린 미사일 판매를 승인했다.
이는 러시아군이 2022년 2월 침공 직후 수도 키이우 점령을 저지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
올 9월까지 외무장관을 지낸 드미트로 쿨레바는 “우크라이나가 미국으로부터 받은 첫 무기는 우크라이나를 미워하는 대통령에게서 나왔다”며 “트럼프의 예측 불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에 긍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가 바이든은 실패했지만 나는 전쟁을 끝냈다고 말하게 하는 것이라면 우크라이나를 팔아넘기는 것으로 가는 길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바이든의 절제된 원조 접근 방식이 세계적 안보 보증국으로서 미국의 신뢰성에 해롭다고 보았다. 지지를 표명하면서도 주요 무기 결정에 관해서는 너무 보수적이고 러시아의 보복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것에 좌절감을 느꼈다.
우크라이나는 자신들이 제시한 ‘힘을 통한 평화’가 트럼프에게 공감되기를 바라고 있다.
우크라이나 야당 의원 볼로디미르 아리예프는 “트럼프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고 싶다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삼켜지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그의 직접적인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전 세계 안보 감독관이라는 미국의 이미지에 돌이킬 수 없는 포인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 미하일로 포돌랴크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정치적 실용주의를 트럼프에게 설명하는 것은 우크라이나의 몫”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와 행정부 관리들에게 ‘오늘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무기, 재정 등에 약간의 돈을 투자하지만 결국은 러시아의 군사적 잠재력을 완전히 무력화하고 지배하게 한다’는 것을점을 주지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가 푸틴 같은 사람과 어울리려 한다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우크라이나측의 구상과 기대가 있지만 트럼프가 우크라이나에 재블린을 보냈던 시대와는 많은 것이 바뀌었다고 WP는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 주위를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대하는 부통령 당선인 JD 밴스, 우크라이나에 스타링크 인터넷 접속을 지원했지만 젤렌스키를 조롱하고 전쟁에서 미국의 역할에 의구심을 던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이 감싸고 있다.
전쟁이 1000일을 넘긴 가운데 우크라이나는 트럼프가 미국도 탈퇴하겠다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요구하고 있다.
바이든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일부 군사적 제한을 완화하자 푸틴은 신형 중거리 미사일 발사 등으로 전쟁을 확대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설득은 젤렌스키의 개인적 능력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는 이달 초 선거 승리 직후 트럼프와의 전화 통화에서 우크라이나의 천연 자원이 미국에 유익한 사업 기회라는 점을 강조했다.
유럽에서 가장 큰 천연가스 저장고와 리튬을 포함한 지하 광물이 마이크로칩과 전기 자동차 산업에 잠재적으로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는 머스크와 그의 전기 자동차 사업에도 흥미로울 수 있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산업 전문가 볼로디미르 바시우크는 “리튬 통제는 미래 경제 통제”라며 “이런 광물이 우크라이나처럼 우호적인 국가에 남아있는 것이 서방 세계에 더 좋다”고 말했다.
바시우크는 “우크라이나는 트럼프의 사업적 접근 방식을 활용해 미국 기업과 협상하여 매장량을 채굴할 수 있는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시우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총 1500만 개의 전기 자동차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충분한 리튬을 보유하고 있다. 그 중 한 곳은 이미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고 또 다른 곳은 전선에 가깝다.
국유기업 나프토가즈(NaftoGaz)의 CEO 올렉시 체르니쇼프는 “우크라이나 가스 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다”며 “앞으로 몇 주 안에 미국 기업을 만나기 위해 미국으로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기업이 우크라이나에서 지금 당장 큰 미래를 가지고 있다고 확신한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더 많은 사업상 전문 지식을 갖춘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주 폭스 뉴스에서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은 “우크라이나가 수조 달러 규모의 희토류 광물의 본거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가 그 자리를 차지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이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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