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C 의장 제안 17쪽 문서 토대로 합의키로
"산유국 반대로 '해야 할 일' 늦어지고 있어"
[부산=뉴시스]성소의 기자 = 국제 플라스틱 협약 합의를 이끌어 낼 출발점이 만들어졌다.
25일 5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 관계자에 따르면 협상 참여국들은 발디비에소 INC 의장이 제안한 17페이지 분량의 '비공식 문서(non-paper)'를 논의의 출발점으로 삼기로 합의했다.
비공식 문서는 당초 77페이지 분량의 협약 초안을 의장이 17페이지로 정리한 것이다. 여기에는 '플라스틱에 사용되는 우려 화학물질 퇴출'과 '플라스틱 공급망 문제',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재원 마련'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발디비에소 의장은 모든 국가들이 만장일치로 협약에 동의해야 하는 점을 고려해 지난 9월 이 문서를 제안했고, 이날 논의 끝에 117개국의 동의를 얻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 산유국들은 플라스틱 협약에 '생산 감축'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는 것에 반대하며 협상을 지연시켜 왔다.
이란,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의장의 제안을 수용하는 데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으나 일단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협상 본회의에 참관한 그레이엄 포브스 그린피스 글로벌 플라스틱 캠페이너는 산유국들의 반대로 협약 성안이 지연되는 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유럽연합(EU)을 비롯해 67개국이 가입돼있는 '우호국연합(HAC)'이 협약을 성안시키는 데 있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AC는 플라스틱 생산 감축과 이를 위한 구속력 있는 목표를 설정하자고 주장하는 그룹이다. 한국도 이 연합에 속해있다.
그는 이날 오후 진행된 미디어 브리핑에서 "한 발 물러서서 5차, 마지막 협상을 위해 엄청난 양의 작업을 하고 부산에 왔다고 생각한다"며 "5차 INC가 끝날 때 영향력 있는 조약을 체결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이 예정보다 크게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수의 산유국들은) 플라스틱 위기와 기후, 인간 건강, 생물 다양성 및 오염 측면을 해결하는 데 필요한 유형의 합의를 달성하는 것을 막고 실제로 다른 세계의 발목을 잡았다"며 " 주목할 만한 점은 협상에 참여하기 위해 온 대다수의 국가가 협상에 참여하는 것을 보았는데, 안타깝게도 우리는 하루 종일 협상을 괴롭히는 절차적 문제를 처리하는 데 낭비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찾고자 하는 것은 보다 HAC 국가들이 나서서 우리가 원하는 유형의 합의에 도달할 수 있는 방식으로 리더십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한국 정부가 초기에 중요한 순간에 개입하여 일을 진전시키는 데 도움을 준 것은 주목할 만했고, 그 점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중국 대표단도 이 과정을 진전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유용한 개입을 했다고 생각하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해 진지하게 노력하는 국가들이 나서서 진전을 막으려는 소수의 국가를 넘어서는 데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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