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천면 표세진 사무장·김영신 센터장 부부
‘농촌에서 살아보기’ 통해 강진 뿌리 내려
[강진=뉴시스] 배상현 기자 = 서울에서 생활해 온 50대 부부의 전남 강진 정착기가 눈길을 끈다.
25일 강진군에 따르면 표세진(56) 옴천면 엄지마을 사무장과 김영신(56) 옴냇골산촌유학센터장 부부는 대도시와 오랜 해외 생활을 뒤로하고 강진 옴천면에서 인생 2막을 살고 있다.
표 사무장은 건설업계에서 20여 년간 지사장 및 현지 사장직을 맡아 중동, 유럽, 아시아 등지에서 글로벌 환경을 경험하며 전문적인 업무를 수행했다.
그의 강진과의 첫 만남은 지난 2020년, 코로나19로 해외 지사로 돌아가지 못했던 시기에 이뤄졌다.
강진의 ‘백련사 템플스테이’를 참여하며 한 달 동안 강진 곳곳을 걸어 다니며 풍경을 감상하고 생각을 정리했다. 이 경험은 강진의 고요함과 사람들의 따뜻함에 매료돼 농촌 생활을 꿈꾸게 된 계기가 됐다.
2년 후인 2022년, 다시 강진을 떠올리며 강진군농업기술센터가 추진하는 ‘농촌에서 살아보기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농촌에서 살아보기는 귀농·귀촌을 꿈꾸는 도시민들에게 최소 3개월에서 최대 6개월까지 농촌에 살며 농촌 생활과 일자리를 체험하고, 주민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참가자에게는 참여기간 동안 숙소와 연수비가 지원되며, 이를 통해 도시민들이 농촌 생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성공적인 정착을 돕는다.
표씨는 프로그램을 마친 후 강진군농업기술센터로부터 농촌 생활의 현실과 정착에 필요한 다양한 조언을 받으며, 강진에 뿌리를 내리기로 했다.
현재 그는 농촌에서 살아보기 프로그램을 통해 인연을 맺은 엄지마을의 사무장으로 활동하며, 농촌 체험과 정착을 지원하는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강진에 정착하는 데 도움을 받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강진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 옴천면의 농촌유학센터가 운영 위기에 처해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아내는 센터장을 맡아 유학센터를 이끌고 표 사무장은 유학센터의 생활교사로서 행정적인 지원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도시민과 농촌 주민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의 경험과 뛰어난 영어 능력을 활용해 엄지마을에서는 외국인 관광객과 도시민들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하고 농촌유학센터는 친절한 삼촌같은 마음씨로 전년도 유학생 8명이 올해에도 모두 재등록하는 성과를 이뤘다.
부부의 미래 목표는 함께 유학센터를 운영하며, 도시와 농촌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로서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이들에게 강진의 자연과 농촌 문화를 나누는 것이다.
김씨는 “농촌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마음 자세가 필요하고 도시와 다른 특성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면서 “농촌에서 건강하고 여유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는 많다. 긍정적인 태도와 봉사 정신으로 지역사회와 함께 살아간다면 누구나 풍요로운 삶을 실현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강진원 강진군수는 “표세진 사무장 부부는 도시민들에게 강진의 매력과 가능성을 알린 훌륭한 사례로,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강진과 깊은 인연을 맺고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며 다양한 활동으로 기여하고 있는 모습이 매우 자랑스럽다”면서 "앞으로도 이러한 사례를 늘려가기 위해 맞춤형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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