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항쟁사료집' 속 허위사실로 2차 피해 호소
"교차검증 없이 재생산…이제라도 바로잡혀야"
[광주=뉴시스]이영주 기자 = "이제라도 바로잡고 싶은 마음 뿐입니다."
44년 전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만행을 알리고 시민들의 규합을 호소하는 가두(거리)방송에 나섰던 차명숙(63·여)씨가 25일 자신을 향한 잘못된 서술을 바로잡아주길 호소하고 나섰다.
차씨는 "다른 사람의 진술로 계엄군의 성폭행 또는 성추행·성고문 피해자가 돼 자료에 남아 수십 년 동안 출판물 등지에 인용되고 있었다"며 "늦었지만 이제라도 잘못된 사실이 바로잡히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차씨는 5·18 항쟁이 한창이던 1980년 5월19일 계엄군의 만행을 알리기 위해 방송차량에 올랐다. 계엄군의 잔혹한 만행과 상황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마이크를 잡고 호소했다.
가두방송에 나섰던 차씨는 5월22일 기독병원에서 희생자 시신 수습을 돕던 중 계엄군에 붙잡혀 광주505보안대 지하실로 끌려가 물고문·협박 등 가혹행위를 겪었다.
차씨는 같은 해 9월16일 광주교도소로 이감된 이후에도 끔찍한 고문 수사(가죽 수갑으로 묶어 협박 등)를 당했다. 차씨는 계엄법 포고령 위반 등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 1981년 12월 형집행정지로 출소, 현재까지도 고문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모진 고초에서 비롯된 악몽을 뿌리치고자 광주를 떠나 경북에서 지내온 차씨는 최근 자신과 관련된 허위 진술이 출판물 등에 사실관계 확인 없이 인용된다는 소식을 듣고 억울해하고 있다.
차씨는 5·18민주화운동 10주기를 맞아 발간됐던 구술집 속 '광주오월민중항쟁사료전집'(사료집)의 일부 내용을 문제삼고 있다.
사료집은 한국현대사사료연구회가 지난 1988년부터 2년 동안 광주지역 5·18 항쟁 참여·피해자 499명의 증언을 채록해 발간한 최초의 5·18 관련 구술집이다. 국내에서 최초로 발간된 현대사 구술집이자 신군부 집권 종료 직후 용기를 낸 5·18 항쟁 참여·피해자들의 실명과 목소리를 담아낸 첫 자료다.
그러나 해당 사료집 제작 과정에서 5·18 가두방송에 나섰던 A씨가 '차씨 또한 계엄군에 성폭행 또는 성추행 당했을 것 같다'는 취지로 주장, 이 내용이 실린 것이 화근이 됐다. A씨는 계엄군에 붙잡혀 성고문을 당한 사실을 1988년 민족화합추진위원회 청문회 당시 증언한 바 있다. 이후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의 조사 대상에 올랐으나 지난 2021년 숨졌다.
사료집 속 A씨의 진술이 '5·18 당시 여성들이 겪은 피해 사례'로 언론과 출판물 등지에서 인용돼오며 차씨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강간·성추행 등 성폭행 피해자가 됐다고 호소한다. 차씨는 사료집 제작 당시 광주에 없었고 관련자들로부터 연락도 받지 못했다.
지난 2022년에는 A씨의 진술을 일부 인용한 출판물이 5·18 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되면서 문제가 제기돼 절판, 현재 후속 절차가 논의 중인 것으로도 전해졌다.
차씨는 "사료집은 5·18 연구의 바탕이 돼왔으나 당사자의 확인 없이 작성된 부분이 일부 있다. 당사자인 본인이 바로잡아달라고 요청하는 상황에서 최소한의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며 "교차검증 없이 재생산된 내용이 이제라도 바로잡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44년 전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만행을 알리고 시민들의 규합을 호소하는 가두(거리)방송에 나섰던 차명숙(63·여)씨가 25일 자신을 향한 잘못된 서술을 바로잡아주길 호소하고 나섰다.
차씨는 "다른 사람의 진술로 계엄군의 성폭행 또는 성추행·성고문 피해자가 돼 자료에 남아 수십 년 동안 출판물 등지에 인용되고 있었다"며 "늦었지만 이제라도 잘못된 사실이 바로잡히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차씨는 5·18 항쟁이 한창이던 1980년 5월19일 계엄군의 만행을 알리기 위해 방송차량에 올랐다. 계엄군의 잔혹한 만행과 상황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마이크를 잡고 호소했다.
가두방송에 나섰던 차씨는 5월22일 기독병원에서 희생자 시신 수습을 돕던 중 계엄군에 붙잡혀 광주505보안대 지하실로 끌려가 물고문·협박 등 가혹행위를 겪었다.
차씨는 같은 해 9월16일 광주교도소로 이감된 이후에도 끔찍한 고문 수사(가죽 수갑으로 묶어 협박 등)를 당했다. 차씨는 계엄법 포고령 위반 등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 1981년 12월 형집행정지로 출소, 현재까지도 고문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모진 고초에서 비롯된 악몽을 뿌리치고자 광주를 떠나 경북에서 지내온 차씨는 최근 자신과 관련된 허위 진술이 출판물 등에 사실관계 확인 없이 인용된다는 소식을 듣고 억울해하고 있다.
차씨는 5·18민주화운동 10주기를 맞아 발간됐던 구술집 속 '광주오월민중항쟁사료전집'(사료집)의 일부 내용을 문제삼고 있다.
사료집은 한국현대사사료연구회가 지난 1988년부터 2년 동안 광주지역 5·18 항쟁 참여·피해자 499명의 증언을 채록해 발간한 최초의 5·18 관련 구술집이다. 국내에서 최초로 발간된 현대사 구술집이자 신군부 집권 종료 직후 용기를 낸 5·18 항쟁 참여·피해자들의 실명과 목소리를 담아낸 첫 자료다.
그러나 해당 사료집 제작 과정에서 5·18 가두방송에 나섰던 A씨가 '차씨 또한 계엄군에 성폭행 또는 성추행 당했을 것 같다'는 취지로 주장, 이 내용이 실린 것이 화근이 됐다. A씨는 계엄군에 붙잡혀 성고문을 당한 사실을 1988년 민족화합추진위원회 청문회 당시 증언한 바 있다. 이후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의 조사 대상에 올랐으나 지난 2021년 숨졌다.
사료집 속 A씨의 진술이 '5·18 당시 여성들이 겪은 피해 사례'로 언론과 출판물 등지에서 인용돼오며 차씨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강간·성추행 등 성폭행 피해자가 됐다고 호소한다. 차씨는 사료집 제작 당시 광주에 없었고 관련자들로부터 연락도 받지 못했다.
지난 2022년에는 A씨의 진술을 일부 인용한 출판물이 5·18 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되면서 문제가 제기돼 절판, 현재 후속 절차가 논의 중인 것으로도 전해졌다.
차씨는 "사료집은 5·18 연구의 바탕이 돼왔으나 당사자의 확인 없이 작성된 부분이 일부 있다. 당사자인 본인이 바로잡아달라고 요청하는 상황에서 최소한의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며 "교차검증 없이 재생산된 내용이 이제라도 바로잡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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