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장된 아는 맛·한국화된 버라이어티 쇼…뮤지컬 '알라딘' [리뷰]

기사등록 2024/11/25 07:00:00

최종수정 2024/11/25 09:18:03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서 개막

[서울=뉴시스] 뮤지컬 알라딘 '나 같은 친구'. (사진=에스앤코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뮤지컬 알라딘 '나 같은 친구'. (사진=에스앤코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내가 어디서 나왔냐고? 잠실역 3번출구에서 왔지!" (뮤지컬 '알라딘' 중 지니의 대사)

신비의 왕국 아그라바가 서울 잠실벌에 재현됐다. 뮤지컬 '알라딘'이 개막한 지난 22일 잠실 샤롯데씨어터 일대는 '알라딘'의 한국 초연 무대를 관람하기 위해 모여든 관객들로 들썩였다.

'알라딘'은 원작 디즈니 애니메이션(1992)부터 전세계 어린이는 물론 어른까지 전 연령대의 사랑을 받았고, 어린이였던 이들이 어른이 될 때까지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다양한 장르로 변주돼 온 작품이다. 뮤지컬로는 2014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시작한 이래 전 세계 약 2000명의 관객을 동원한 후 12번째로 한국에 상륙했다.

한국판 뮤지컬 '알라딘'은 모두가 아는 그 내용에 공연의 현장성, 현지화된 말맛이 더해진 버라이어티 쇼였다.

양탄자를 패치워크한 막이 열리면 애니메이션에도 수록된 유명한 넘버 '아라비안 나이츠'(Arabian Nights)'가 시작되며 관객들이 아그라바 왕국으로 순간이동한다.

[서울=뉴시스] 뮤지컬 알라딘 '끝없는 수평선 저 너머'. (사진=에스앤코 제공)
[서울=뉴시스] 뮤지컬 알라딘 '끝없는 수평선 저 너머'. (사진=에스앤코 제공)
무대는 기대한 만큼 상당히 화려하다. 오색찬란한 색감이 돋보이는 시장, 알라딘이 램프를 찾으러 들어간 황금 동굴, 자스민 공주의 침실 등이 각자의 매력을 뽐낸다. 여기에 등장인물들의 화려한 의상과 소품이 더해진다.

무대에 오른 배우들은 쉴 새 없이 춤추고 노래하며 관객들의 눈과 귀를 바쁘게 한다. 1막에서 맨살 위에 조끼(베스트)만 입은 알라딘 역의 김준수는 노래와 춤, 묘기를 펼치느라 살갗 위에 흥건하게 흐른 땀이 육안으로 확인되는 와중에도 보컬의 흔들림이 없었다.

손바닥 만한 작은 램프에서 지니가 어떻게 등장하느냐가 뮤지컬의 주요 관람 포인트다. 지니를 연기한 정성화는 주인공을 능가하는 비중의 감초 역할을 수행하며 '지니가 언제 또 나오나'를 기다리게 했다. 약 10분에 달하는 지니의 넘버 '나 같은 친구(Friend Like Me)'는 공연의 백미다. 황금으로 둘러싸인 동굴에서 황금빛 옷을 입은 앙상블과 함께 가장 화려하고 짜릿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지니가 극에서 '웃음벨'을 담당하는 만큼 폭소는 대체로 지니의 대사에서 터져나왔다. 한국 관객들의 입맛에 맞게 수정된 개그 코드들이 특히 주목할 만 하다. 소원으로 '롯데 시그니엘'을 줄 수 있다거나,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를 통해 탄생한 밈 "이븐하게 구워드릴게요"가 등장하는가 하면 로제X브루노마스의 '아파트'도 부른다.

[서울=뉴시스] 뮤지컬 알라딘에서 '밥칵, 오마르, 알라딘, 카심'. (사진=에스앤코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뮤지컬 알라딘에서 '밥칵, 오마르, 알라딘, 카심'. (사진=에스앤코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에 뮤지컬에 첫 도전하는 자스민 공주 역의 이성경은 자스민이 애니메이션에서 튀어나온 듯한 느낌을 줬다. 자스민과 알라딘이 양탄자를 타고 하늘을 나르는 장면 '새로운 세상(A Whole New World)'에서는 무대 위에서 실제로 양탄자가 날아 오른다. 뮤지컬을 직접 봐야 할 이유다.

새로운 넘버를 듣는 재미도 있다.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자스민의 '성벽 너머로(These Palace Walls)', 알라딘과 자스민의 '끝없는 저 수평선 너머(A Million Miles Away)', '흙 속의 다이아몬드(Diamond in the Rough)', '너라는 친구가 있으니(Somebody's
Got Your Back) 4곡은 뮤지컬을 위해 새롭게 추가된 넘버다. 애니메이션 원작의 미사용곡인  '자랑스러운 아들(Proud of Your Boy)', '밥칵, 오마르, 알라딘, 카심(Babkak, Omar, Aladdin, Kassim)' 등 4곡도 더해졌다.

[서울=뉴시스] 뮤지컬 알라딘 '나 같은 친구'. (사진=에스앤코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뮤지컬 알라딘 '나 같은 친구'. (사진=에스앤코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공연 말미에 지니가 외치는 말이 의미심장하다. "아는 맛이 더 맛있으니까 또 와."

알라딘 역에 김준수·서경수·박강현, 지니에 정성화·정원영·강홍석, 자스민에 이성경·민경아·최지혜가 출연한다.

내년 6월22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상연한 후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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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장된 아는 맛·한국화된 버라이어티 쇼…뮤지컬 '알라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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